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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돈의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이 ‘개인적인 업적’이라고?”
“고상돈의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이 ‘개인적인 업적’이라고?”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5.3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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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 국비 지원 절충 나서지 않는 제주도정 집중 질타
30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추경예산 심사에서는 제주도의 지지부진한 고상돈 기념관 건립 사업과 국비 절충에 적극 나서지 않는 데 대한 추궁이 이어졌다. 사진 왼쪽부터 고충홍, 이선화, 안창남 의원.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제주 출신 산악인 고상돈을 기념하기 위한 고상돈 기념관 조성 사업이 지지부진, 지난해 연말 예산 심사와 올해 초 도정질문에 이어 추경 예산 심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제주도의회 고충홍 의원(새누리당)은 30일 속개된 추경예산 심사에서 고상돈 기념관 건립 사업에 대한 국비 절충 협의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중환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이 “개인 기념관을 별도로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며 도민 공감대가 필요하다. 모든 개인 업적마다 전시를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가 의원들로부터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고 의원이 기존 산악박물관 내 전시공간을 활용하겠다는 도의 구상을 지적하면서 “좁은 고상돈 기념관을 조성하겠다는 건데 앞으로 후배 산악인들이 계속 나오면 그 때는 고상돈 기념관을 다시 다른 곳으로 옮길 거냐”고 따져 물은 데 대해 이 국장이 개인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 건립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었다.

이에 고 의원은 “이 국장은 (고상돈의 에베레스트 등정이) 개인적인 업적이었고 도민 공감대 형성이 안돼 독립된 기념관을 건립할 수 있느냐고 하지만 이게 개인적인 업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대한뉴스를 보면 전국이 떠들썩했다. 광화문 일대 시가행진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고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훈장도 받았다”면서 “그런 사람을 개인적인 업적이라고 하니까 할 말이 없다”고 이 국장의 답변을 정면 반박했다.

이 국장은 이같은 고 의원의 추궁에 “동상 제막 등 고상돈 기념 사업을 계속 해오고 있다”고 항변했지만 고 의원은 “엄흥길, 박영석 등 기념관이 자기 고향에 다 있다.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해 봤느냐”고 따진 뒤 구체적인 협의는 아직 하지 않았다고 답변하자 “다른 곳은 다 국비 70%를 지원받았다. 가만히 있으면 국비를 주겠느냐”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을 신랄하게 질타했다.

이선화 의원(새누리당)도 이 부분에 대해 “고상돈의 에베레스트 등정을 개인적인 업적이라고 하는 건 국장이 실수한 것 같다”고 답변 내용을 문제 삼은 뒤 “에베레스트 등정은 산악인들의 로망이다. 국비 사업으로 별도의 공간을 조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안창남 위원장도 “고충홍 의원과 이선화 의원의 지적하는 게 맞다. 고상돈은 국민적 영웅이었다. 일반적인 ‘개인’으로 봐선 안된다”면서 “후배들에게 모범적인 삶을 조명하는 것은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유효하다. 늦었지만 국비 사업으로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29일에는 산악인 고상돈을 기념하는 제37주기 추모제가 한라산 1100고지에 있는 고상돈 공원에서 열렸다.

추모제가 열린 바로 다음날 도의회 소관 상임위에서 한국인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고상돈의 업적이 ‘개인적인 업적’이라는 도 집행부 관계자의 발언이 나와 단순한 ‘말 실수’ 이상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29일 열린 1100고지 고상돈 공원에서 열린 고상돈 제37주기 추모식 모습. /사진=강정효 제주민예총 이사장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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