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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치유지원센터와 교원의 슬픈 자화상
교원치유지원센터와 교원의 슬픈 자화상
  • 미디어제주
  • 승인 2016.05.2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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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정책자문위원
강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정책자문위원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은 1963년에 제정되어 5월 26일 처음으로 기념행사를 가졌고, 2년 후 1965년부터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변경되었다.

그 뒤 1973년 정부의 서정쇄신 방침에 따라 폐지됐다가 1982년에 다시 부활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은 지 올해가 35년째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해가 거듭할수록 즐거워야할 축제가 점점 퇴색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 아름답던 미풍양속인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음미해보면 부모를 대하듯 존경하고 사랑으로 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기리기 위해 스승의 날을 정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점점 잊혀져가는 속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굳이 말한다면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에게 얻어맞거나 욕설과 농락을 당하고, 심지어는 학부모가 폭언과 폭행을 하는 등 존경심과 존엄성은 옛 말이 되었다. 교권이 무너진 것이다. 이런데 무슨 스승의 날이 의미가 있겠는가?

전국 교권침해 사례를 보면 2015년도 작년만 하더라도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는 3,295건,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107건, 총 3,402건으로 집계되었다. 이 중에 제주도교육청 소속 교사도 20건의 교권 침해가 발생하여 법률 및 심리치료를 받았다. 이러한 교육현장을 보노라면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 아프기 그지없다. 어떻게 이런 형극이 되었을까? 아이들의 교육은 가정에서도 중요하지만 가장 실질적인 교육은 학교에서 이뤄진다. 이렇게 교권의 상실된 상태에서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교육을 할 수 있을까? 교권상실로 인해 스승과 제자간의 소통은 점점 멀어져 학생들의 예절교육과 인성교육도 형식적이고 공염불에 불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육은 우리 사회의 미래이고 아이들에겐 삶의 희망인 징검다리다. 교권이 무너지면 교육도 무너진다. 교권붕괴는 통상 교사 개인의 피해와 고통으로만 보기 쉽지만 엄밀하게 보면 학생들의 인권도 함께 무너져 결국은 최대의 피해자는 학생인 것이다. 교권도 확립되고 학생인권도 살리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위해서라도 교사를 존중하고 존경받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교육당국은 그 무엇보다도 교권확립에 뼈아픈 노력과 함께 교권붕괴의 본질적 책임에 대한 반성과 묘책도 찾아야 한다.

한 사례이지만 학생에게 폭행당한 교사가 폭력학생의 부모에게  “자식을 포기하지 말고 잘 선도해 달라”고 당부했던 것이 생각이 난다. 바로 교권을 스스로 지키는 진정한 자화상이 아닌가 한다. 교육자의 의연함과 보살핌의 살아있는 진면목을 보여준 것이다. 지금 이러한 교육풍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교권확립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다소 상반되지만 학생들이 자유를 보장하고 자율적 교육을 한답시고 지나친 자유분방의 교육 즉 방종의 교육으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물어 답해야 할 것이다.

오죽 했으면 교육부에서 고육지책으로 「교원치유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정책을 내놓았겠는가? 이 정책에 따라 제주도교육청도 금년 후반기부터 「교원치유지원센터」를 교육청에 설치하고 교권침해 예방과 침해교원의 치유 및 복귀 적응을 돕기 위해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숙고해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학생이나 학부모 등에 의한 교권침해를 전제로 「교원치유지원센터」를 운영한다면 교권붕괴의 회복은 영원히 묘연할 것이다. 앞에서도 암시했듯이 교권붕괴는 타자의 원인도 있지만 교사 개인의 자질, 교수학습 방법, 학생생활지도 방법, 더 나아가 교원양성과정의 교육에 더 큰 원인이 있다.

그래서 「교원치유지원센터」가 진정한 교원을 위한 치유지원의 기능을 한다면 교원의 교육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직무 스트레스에 의한 문제해결을 돕는데 초점이 되어야 한다. 결코 타자에 의한 교권침해 즉 폭언 및 폭행 등을 당했을 때 교사의 권익보호를 위한 대책은 지극히 일부분에 그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중요한 것은 학교 구성원 모두의 도덕성 회복이 교권회복의 길이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자기 탓은 없는가? 자기성찰에서 답을 찾았으면 한다. 교권침해 예방과 교권회복의 묘책은 인문학 즉 인문교육 연수에 있음을 주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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