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23:58 (목)
“제주 제2공항 갈등, 단순한 ‘님비(NIMBY)’로 볼 수 있나?”
“제주 제2공항 갈등, 단순한 ‘님비(NIMBY)’로 볼 수 있나?”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5.13 15: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디어 窓] 제2공항 정책자문위원회 회의 국민대통합위 관계자 발표 자료 ‘논란’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 발표 이후 불거진 갈등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조정 필요성을 주문하는 연속 보도를 한 바 있다.

4회에 걸쳐 기사를 쓰는 동안 제2공항 갈등 관리에 대한 여러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제주도의회 고용호 의원이 도정질문에서 민관 협의기구 설치 구성을 제안하자 곧바로 제주도에서도 상생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기구를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성산읍 지역협의체와 시민단체, 갈등 조정 전문가, 사회협약위 추천 이사 등 20명 내외로 논의기구를 구성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13일 오전 열린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정책자문위원회 회의를 보면 과연 정부와 제주도가 이같은 갈등 조정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제주도의 제2공항 추진 관련 로드맵 발표와 함께 국민대통합위원회 관계자가 ‘제주 제2공항 갈등 조정방안’ 검토 내용을 발표했다.

회의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발표 내용을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자료 내용만 보면 우선 제2공항 건설에 따른 갈등의 성격에 대해 공익시설 설치에 따른 다중의 편익과 특정지역의 피해가 부딪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유사 갈등 유형으로 송변전시설과 쓰레기소각장, 댐 건설 등의 사례를 들면서 전형적인 ‘님비(NIMBY) 갈등’이며 ‘LULUs(Locally Unwanted Land Uses)’라고 언급한 대목이 눈에 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대목은 ‘갈등 성격 진단’ 부분 중 ‘주민들의 문제 제기가 보상을 위한 전략적 분노?’라고 적힌 내용이다.

주민들의 제2공항 반대 움직임에 대해 마치 보상을 받아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처럼 비쳐져 상당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또 가상의 전개과정을 예상하면서 △주민들의 반대 운동이 자연스럽게 소멸되거나 △주민들의 반대와 사업 강행이 반복적으로 갈등을 빚을 수 있고 △반대대책위와 환경단체 등이 연대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3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되기도 했다.

결국 이날 회의가 ‘비공개’로 열린 것도 이같은 민감한 내용이 다뤄졌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앞서 언급했듯이 회의가 비공개로 열려 국민대통합위 관계자의 발언이 정확히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발표자료에 언급된 문구만으로도 도민들의 오해를 살 여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은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책자문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양성창 제주항공정책연구소장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김방훈 정무부지사가 참석했지만 인사말을 한 뒤 회의 전 과정에 참석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