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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연구원, 용역수주만 '골몰'?"
"발전연구원, 용역수주만 '골몰'?"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6.11.24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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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철 제주도의회 의원, 경영기획실 행정사무감사

24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제주도 경영기획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제주발전연구원이 연구보다 연구용역 수주에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강원철 의원은 "제주발전연구원은 제주의 지역발전 및 경제 진흥, 지방행정과 관련되는 제도개선 등 제반과제에 대한 전문적.체계적인 연구.조사.분석 활동을 통해 지역균형 개발과 지역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97년 개원했다"며 "그런데 발전연구원에서 연구 조사사업들이 거의 제주도나 기타 시군에서 발주하는 용역을 맡아 수행하기에 여념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주의 도, 시.군이 아닌 다른 기관의 용역을 수주한 경우는 2002년 총 15건 중 3건, 2003년 16건 중 전혀 없고, 2004년 17건 중 2건, 2005년 18건 중 2건, 그리고 올해의 경우 지금까지 17건 중 2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말 그대로 용역을 수주하는데 골몰하고 있고, 한 해에 3억원을 넘어서고 있다"며 "제주도 행정기관 중심의 용역이다 보니 도정의 새로운 방향을 추구하는 제시라기 보다는 도정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들러리로 전락하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정책연구 과제를 수행하지 않는다는게 아니라, 학술세미나 개최 등을 용역받기도 하는데, 겹치기 연구사례도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부언 제주발전연구원장은 "동감한다"면서 "용역을 하지 않고서는 발전연구원을 운영하는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어 고 원장은 "제주도에 관한 용역이 많은 이유는 특별법에 관한 용역이 많다보니 겉으로 그렇게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제주도 혁신발전 5개년계획 등 용역 외에 제주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최근 3년간 신규 채용한 연구원들을 보면 경영이나 경제 쪽 연구원들로 편중돼 있다"며 "이는 원장의 개인적 소신에 의한 것이라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이게 사실인가"라고 추궁했다.

또 "제주의 상황을 보면 역사나 환경, 해양분야의 전문가들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터인데, 없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고 원장은 "2004년 7월 18일 이후 공식적으로 정식 채용한 연구원은 1차산업, 행정, 경제 등 3명뿐"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4.3평화재단 설립.운영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바 있다. 여기에 책임연구원은 농업경제를 전공한 연구원이 맡았고, 연구진은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외부 인사를 연구진에 포진시킬 수밖에 없었다"며 "말 그대로 용역만 수주를 받고 연구진은 외부의 힘을 빌린 것인데,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지적했다.

또 "해군기지 건설계획에 다른 제주지역 영향분석도 지난해 수행한 바 있다"며 "그런데 현재 해군기지 건설관련 태스크포스팀장을 발전연구원장이 맡고 있다. 그렇다면 이미 지난해 분석이 끝난 것을 가지고 재탕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강 의원은 "앞으로 연구원은 도정의 정책을 응원하는 나팔수가 되는 용역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제주사회 전반적인 부분의 전문가 그룹을 형성해서 자체 정책개발을 제대로 함으로써 흔들리는 도정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나침판이 돼야 한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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