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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국제평화영화제 첫 회 개막, 뭘 남겼나?
강정국제평화영화제 첫 회 개막, 뭘 남겼나?
  • 조보영 기자
  • 승인 2016.04.27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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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미 강정국제평화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영화평론가 INT
“뒤늦게 마련된 소통의 자리…반성과 겸허한 마음 갖게 돼”
제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는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의 일정으로 총34편의 평화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시민의 뜻, 시민의 꿈, 시민의 힘으로 지난 23일 개막한 제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가 3박 4일간의 위대한 역사를 기록하고 26일 폐막했다.

전국 최초의 ‘평화’ 영화제, 제주도의 첫 ‘국제’ 영화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국제 영화제 등 수많은 수식어를 남긴 이번 영화제는 개막 당일 1000여명의 관람객들이 모여들면서 지역 대표 문화행사로의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무엇보다 강정마을이 지켜온 보이지 않는 ‘평화’의 가치를 ‘영화’라는 대중의 문화로 승화시켜 함께 느끼고 생각하는 ‘소통’의 길을 내어준 그 창조의 과정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미디어제주’는 이번 영화제에서 수석 프로그래머를 맡은 황진미 영화평론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강정국제평화평화제’가 남긴 첫 회 개막의 의미를 다시금 짚어봤다.

지난 23일 서귀포성당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1000여명의 관객들이 참석헤 '제1회 강정 국제평화영화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3박 4일의 축제가 끝났다. 수석프로그래머로서 이번 영화제의 성과를 자평한다면?

1회를 무사히 치러냈다는 자체가 성과라고 생각한다.(웃음) 작년 말에 영화제 이야기가 나오고 1월 말부터 본격적인 회의를 열었다. 3개월의 성과다.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관불허로) 상영관이 변경되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막식 당일 1000명이 모였다. 한 관객분이 ‘어디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지?’라는 말을 하셨는데 저 또한 공감했다. 유명인사도 오지 않는 국토 남단의 영화제를 찾아준 시민들의 행렬을 바라보며 눈물이 날정도로 고마웠다.

-시민의 힘으로 만든 최초의 영화제…가능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강정에서 해군기지 반대운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우리 모두는 10년 동안 들어왔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평화운동, 반전운동 등등의 키워드가 10년간 사람들에게 공유된 바가 있다. 이렇게 축적된 인프라는 어떠한 급조된 홍보보다 훨씬 더 강력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의 강정에 대한 궁금함, 안타까움 등이 이번 영화제의 후원과 참여로 이어진 것 같다.

-무료 영화제인만큼 1억원의 비용 마련이 쉽지 않았을텐데, 모금은 어느 정도 이뤄졌나?

사실 가장 큰 불안요소가 예산이었다. 후원과 지원금 없는 제로베이스 상태에서 출발했다. 모금 운동도 반신반의했다. 저희 영화제는 상근자가 대리 1명이다.(웃음) 나머지 홍보와 기술직 5명, 프로그래머 3명, 집행위원장 1명 등 약10명여의 스탭이 무보수직이다. 다행히 10명의 자원봉사자가 지원을 해 총20명이 행사를 진행했다. 현재 모금액은 7천만원 정도다. 예산을 많이 절약했고 기념품으로 모금액을 충당하기도 해서 큰 빚은 지지 않았다.

생명평화공동체춤을 추며 영화제 개막 공연을 펼친 참여자들

-영화제를 진행하면서 새롭게 느낀 부분이 있다면? 실제 관객들 반응은 어땠나?

개막 당일 오전 11시 ‘귀향’을 첫 영화로 상영했는데 매진이었다. 동네 분들이 가족과 함께 찾아주셨다. 또 개막작 ‘업사이드 다운’ 상영 후 세월호 유가족과 관객들의 대화(GV) 시간에도 큰 울림이 있었다. 그 외 17살의 버킷리스트, GMO OMG(미국), 헝거(아일랜드) 등의 GV에서도 관객의 참여율이 매우 높았다. 포럼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이렇게 적극적인 분들이 많은데 그 소중한 소통의 자리를 이제야 열게 된 것에 대한 반성과 겸허한 마음을 갖게 됐다.

-대부분의 작품이 다큐멘터리다. 또한 재상영된 영화도 많은데 앞으로 보강하고 싶은 점은?

모든 일이 급조되다보니 출품작 접수를 하지 못했고 국내 영화제에서 선보인 작품들을 재상영하거나 프리미어 작품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신선도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이슈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용감한 영화들을 찾다보니 극영화보다 다큐멘터리가 많이 선정됐지만 두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영화들도 있었다. 제2회 영화제에서는 프리미어 작품들을 좀더 보강하고 성소수자 이야기나 통일, 생태환경 관련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다.

<조보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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