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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해치를 품는다
마음속에 해치를 품는다
  • 미디어제주
  • 승인 2016.04.2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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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주소방서 노형119센터 이동헌
노형119센터 이동헌

최근 한 공기업의 입찰에 참여한 업체에 대한 과세 자료를 넘기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입찰비리사건이 벌어졌다.

최근의 재판에서는 비리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세무공무원, 경찰, 업자 등 4명이 혐의가 인정했다. 이와 같이 매스컴에서는 하루에도 몇 건씩이나 크고 작은 공무원 비리가 보도되고 있다. 공공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비리를 막기 위해서 여러 지자체는 각종 부패에 대한 촉각을 바로 세우고 다양한 제도를 만들어 노력한다. 한 예로 우리 제주특별자치도는 ‘원지사-핫라인’을 운영한다. 이는 도민들이 각종 비리를 신고, 제보하면 도지사 및 청렴감찰관이 실시간으로 확인한 뒤 신고 내용에 대한 조사 및 해결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원지사-핫라인’은 올 해 초 도입 이후 접수건수가 50여건에 달하는 등 의미있는 초기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정부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자정 노력을 기울이지만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적 개선뿐만 아니라 우리 개개인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 이 때 문득 떠오르는 것이 ‘해치’다. ‘해치’는 조선시대부터 옳고 그름을 판단을 하는 영물로, 조선시대 조정의 신하들은 광화문을 출입 할 때마다 해치의 꼬리를 쓰다듬으며 청렴히 살 것을 다짐했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해치는 청렴의 가르침을 준다. 매사에 바르고 떳떳하게 직무에 임하라는 가르침을 오랜 세월 해치는 소리없이 외치고 있다. 오늘부터 마음속에 해치 한 마리를 품고 각종 유혹이나 나태함이 피어오를 때마다 머릿속으로 꼬리를 쓰다듬으며 마음을 다 잡아 보는건 어떨까? 이게 유난스러워 보인다면 책상에 청렴 서약서나 스스로의 다짐을 써서 하루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읽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 책상에는 ‘관직을 임할 때는 공평함만한 것이 없고, 재물에 임하여는 청렴함만한 것이 없다’라는 충자의 말이 적혀있다. 마음이 게을러질때마다 이 문장을 나지막히 따라 읽으며, 쉽지만 어려운 그 가르침을 따라가려 애써본다.

청렴과 떳떳함은 직업인의 기본가치이자 소양이다. 구태의연한 말이라고 쉽게 넘기고 ‘이 정도 쯤은 괜찮겠지’하는 마음가짐은 결국 국민의 신뢰와 스스로의 가치를 져버리는 일이다. 우리 스스로 해치를 돌보면서, 옳고 그름에 선명한 판단력을 가지고 떳떳한 일만을 행하며 국민의 신뢰를 얻으며 깨끗하고 정직한 사회를 위해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마음속의 해치는 여전히 눈을 부릅뜨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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