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곽지과물해변 백사장 한가운데 대규모 해수풀장을 조성,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데 혈세를 투입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기존 백사장에 콘크리트를 쏟아부어가며 해수풀장을 만들고 있는 현장을 2회에 걸쳐 집중 보도한다. [편집자 주]
제주시가 곽지과물해변 야외해수풀장 조성 계획을 밝힌 것은 지난해 10월이었다.
당시 제주시는 이 계획에 대해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쾌적한 해수욕장 환경을 조성하고 국제 수준의 해양 관광 휴양지에 걸맞는 위락시설 확충을 위해 시내권과 인접해 접근성이 높은 곽지과물해변에 자연과 인공이 조화되는 명품 해수욕장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5일 <미디어제주>가 현장을 확인한 곽지과물해변은 천연 백사장 한가운데 인공 해수풀장을 만들기 위해 콘크리트를 쏟아붓고 있는 자연 파괴의 현장이었다.
사업비는 특별교부세 3억원(2014년 명시이월분)과 자체 재원 5억원 등 8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제주시는 지역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업 내용을 보면 백사장 한가운데 도내 다른 해수욕장보다 훨씬 큰 규모의 해수풀장이 지어지고 있다.
제주시가 밝힌 사업 규모는 야외풀장 조성 1곳과 급‧배수시설 1식. 하지만 야외풀장의 규모가 폭 38.5m에 길이가 50.5m나 된다.
더구나 이 곳에 추진되고 있는 해수풀장은 유아용 풀장 외에 성인 풀장이 함께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취재 중 만난 관광객 신동진씨(41‧경기 광릉)는 “굳이 인위적으로 자연을 파괴하면서 혈세를 투입해 이런 시설물을 갖춰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천혜의 백사장이 훼손되고 있는 광경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신씨는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이 결국 천혜의 자연자원 아니냐”며 “해수풀장이 얼마나 많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사업은 환경 보전의 관점에서 최대한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광자원이 없는 다른 곳에서는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제주도는 다른 어느 곳에도 없는 천연 자원을 갖고 있는 장점을 그대로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제주도내 조성된 해수풀장은 지난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이호테우해변과 서귀포시 화순, 남원, 토산, 하모 등 모두 5곳에 조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