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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되지 않은 이주민 표 잘 읽어들여야”
“반영되지 않은 이주민 표 잘 읽어들여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03.2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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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여론조사] <4> 여론조사 제대로 보기

기자는 꽤 오랫동안 정치 여론조사를 담당해왔다. 동시 지방선거와 조만간 치러질 4.13 총선을 포함하면 모두 5번의 선거를 담당했다. 지금이야 대부분의 언론사가 여론조사를 진행하지만 예전엔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언론사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예전엔 여론조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기자들도 있었다.

여론조사 후 보도를 할 때 반드시 명기해야 하는 게 많다. 그 가운데 ‘응답률’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기자들도 응답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1000명을 조사를 할 경우 응답률이 10%가 나오면 어떻게 해석을 할까. 수년전엔 “어떻게 100명을 가지고 보도를 하느냐”는 기자들도 있었다. 응답률을 몰랐기 때문이다. 응답률 10%는 100명을 조사한 게 아니고, 1만명과 통화를 했는데 1000명만 제대로 답을 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응답률이 10%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여론조사는 믿을만한가. 답을 하기 힘들다. 여론조사는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내에서 진행되는 여론조사에서 빠지는 이들은 최근 밀물처럼 들어온 이주민들이다. 이들은 대게 전화 여론조사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론조사는 질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지난 2월 제주지역에서 2개의 여론조사가 동시에 발표됐다. 결과는 서로 달랐다. 이유는 이랬다.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과 ‘누가 적합한가’라는 질문이었다. 질문에 따라 응대하는 게 달라진다.

또한 여론조사는 어떤 표본을 쓰느냐에 따라 전혀 예측하지 못할 결과를 얻는다.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리터라리 다이제스트>가 1936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공화당의 랜던 후보가 57%, 민주당 루스벨트 후보는 43%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루스벨트가 62.5%, 랜던은 37.5%였다. 루스벨트 지지가 예상보다 20% 가까이 높게 나왔다. 이는 여론조사 사상 최대의 오차로 불린다.

왜 <리터라리 다이제스트>는 오차가 큰 결과를 발표했을까. 이유는 이랬다. <리터라리 다이제스트>는 전화가입자와 자동차 소유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이들이 전화가입자였고 자동차 소유자였다. 이러니 공화당 후보를 선택한 이들이 많았다.

현재 진행되는 제주도내 여론조사에서 빠지고 있는 건 뭘까. 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들이며, 전화번호부에 등록이 되지 않은 이들이다. 대부분은 제주에 살려고 이주를 해오는 이들이다. 이들은 현재 여론조사에 잘 잡히지 않는다. 여론조사 기관들도 이 문제를 지적하곤 한다.

올해 쏟아지는 여론조사는 수만명에 달하는 이주민들이 빠져 있다. 자칫 <리터라리 다이제스트>의 사상 최대의 여론조사 오차처럼 올해 제주도내 선거 결과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래서 여론조사를 들여다볼 때는 이 점을 감안하면서 읽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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