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3 18:27 (화)
“한라산 오름자락 엉장에도 꽃은 핀다”
“한라산 오름자락 엉장에도 꽃은 핀다”
  • 조보영 기자
  • 승인 2016.03.23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제주민예총 주관, 제23회 4·3문화예술축전 4월 2일~9일 열려
제주시청 앞마당 및 제주도 일원서 본행사·연계행사 프로그램 '다채'
역사맞이 거리굿

“4·3 당시 옛 노형마을 데염나리 엉장(오름과 오름 사이의 절벽)에서 피신하던 마을 사람들이 발각이 되어 희생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습하고 음침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그곳에도 꽃은 핍니다”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4·3문화예술축전의 서막이 점차 무르익고 있다. 축제 준비에 한창인 제주 민예총은 “한라산 오름자락 엉장에도 꽃은 핀다”라는 축제 타이틀의 의미를 '희망'의 메시지로 풀어냈다.

내달 2일부터 9일까지 제주시청 앞마당 및 제주도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는 4·3의 비극사를 예술로 승화시킨 대중적 ‘역사예술축제’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본행사는 4월 2일 오후 2시에 첫 막을 올린다. 3일 오후 7시까지 1박 2일로 열리는 ‘4·3거리 예술제’에서는 4·3문학작품은 물론 4·3미술, 사진, 영상 등과 4·3예술운동 관련 자료들이 전시된다. 또한 세월호참사대응제주대책위와 강정친구들도 행사에 참여해 '평화'의 가치를 전해준다.

같은날 오후 5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열리는 4·3 평화음악회는 ‘잠들지 않는 남도’를 타이틀로 달았다.

4·3희생자 공식 지정곡으로 알려진 ‘잠들지 않는 남도’는 올해 4·3추념식에서도 들을 수 없게 됐다. 이에 ‘잠들지 않는 남도’의 작곡가이자 가수인 ‘안치환’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도민들의 쓰라린 마음을 달래줄 예정이다.

‘잠들지 않는 남도’는 1988년 총파업가(노동자 노래단)에 수록된 이후 1989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 2’에 재수록, 제주 4·3을 알리는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원곡가수 안치환이 4·3현장에서 직접 부르는 ‘잠들지 않는 남도’의 라이브 공연은 단연 이번 축제의 백미다.

'잠들지 않는 남도'의 작곡가이자 원작 가수 안치환

그 외에도 이번 음악회에는 노래세상 원, 최상돈, 사우스카니발, 비니모터, 양정원, 제이파워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총출동한다.

4·3희생자 추념일인 3일 오후 5시 제주시청 앞 마당에서는 ‘애기동백꽃의 노래’라는 이름의 ‘역사맞이 거리굿’이 펼쳐진다.

제주인의 정서에 맞는 애기동백꽃의 노래를 바탕으로 현기영 소설 ‘순이삼촌’의 내용과 강요배의 4·3연작 그림 ‘동백꽃 지다’의 이미지가 만나 4·3의 전개 내용을 보여주는 ‘해원한판굿’을 벌인다.

4월 9일 10시 노형동 주민센터에서 연계행사로 열리는 ‘찾아가는 현장위령제-노형 혜원상생굿’도 볼거리다. 해원상생굿’은 ‘학살의 터’를 찾아 인간의 영혼 뿐만 아니라 상처 받은 장소를 함께 치윻는 생명살림굿으로 2002년 다랑쉬굴 해원상생굿이 그 시작이었다.

2016년 해원상생굿은 노형마을로 찾아간다. 자연부락 중에서 최대의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희생자만 500여명이 넘는다. 옛 모습을 잃어버린 노형 마을은 도시 발전 뒤에 숨겨진 역사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현재 4·3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곳이다.

4월 6일과 9일 양일간 노형초등학교와 노형동을 무대로 진행되는 ‘4·3 평화문화 마당’은 잃어버린 마을, 희생터, 은신처 등 4·3유적지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 계획이다.

해원상생굿

<조보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