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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 시내면세점만 더 배불려”
“대기업 계열 시내면세점만 더 배불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03.15 16: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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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관광 말로만 하지 말자] <2> 크루주 관광 제대로 보라
평균 5.94시간 체류…선호하는 방문지로는 면세점이 1순위
크루즈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줄고 있고, 이들 대부분은 쇼핑에 매달린 것으로 분석됐다.ⓒ미디어제주 자료사진.

크루즈 관광의 효과는 어느 정도나 될까. 지난해 크루즈 선사를 통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6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그 보다 훨씬 많은 100만명을 넘는 관광객들이 제주도를 밟을 계획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찾는 크루즈 관광객 10명 가운데 7명은 제주에 들른다. 그만큼 제주도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크루즈 관광객들이 정말 실속이 있긴 할까.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결과는 그렇게 나오지는 않았다.

크루즈 관광객이 제주에 머무는 기간은 5.94시간에 불과하다. 이는 2014년 7.12시간보다 1시간 이상 줄어든 것이다. 9시간 이상 머무는 이들의 비율은 9.5%에 그쳤다.

이들이 제주에서의 짧은 여행을 하며 하는 일의 상당수는 쇼핑이다. 조사대상의 41.5%가 제주에 내려서 쇼핑을 한다고 답했다. 2014년에 자연관광지를 둘러보는 비율이 41.1%로 쇼핑(27.9%)을 앞섰으나, 지난해는 쇼핑이 자연관광지(31.7%)를 추월했다. 이는 체류시간이 짧다는 것과 닿아 있다.

문제는 ‘다시 찾고 싶은 방문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곳보다 쇼핑장소가 1위로 등극했다.

1위는 다름 아닌 신라면세점이다. ‘다시 찾고 싶은 방문지’로 신라면세점을 선택한 크루즈 관광객은 18.4%였으며, 한라산(16.5%), 용두암(12.2%), 롯데면세점(9.2%) 순이었다. 대기업 계열의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비율을 합할 경우 크루즈 관광객 10명 가운데 3명은 쇼핑지를 다시 찾겠다는 응답을 한 셈이다.

20대인 경우 ‘다시 찾고 싶은 방문지’ 1순위와 2순위가 신라면세점·롯데면세점으로 각각 나타났고, 제주를 처음으로 찾은 크루즈 관광객 역시 1순위를 시내면세점으로 꼽았다.

제주여행 중 참여활동 역시 쇼핑이 1위를 내달렸다. 쇼핑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3.2%에 달했다. 2014년엔 3위에 올랐던 도보여행은 1~5순위에서 제외됐다. 그만큼 제주에 머물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크루즈 관광객은 쇼핑을 주로 해서인지 1인당 지출 경비는 2014년보다 다소 높아졌다. 2014년 724.1 달러(미국 달러화 기준)에서 지난해는 802.1 달러로 증가했다.

쇼핑장소는 ‘다시 찾고 싶은 방문지’에서 나타났듯이 신라면세점이 39.2%로 1위, 롯데면세점이 31.4%로 2위를 차지했다. 대형할인점은 4.4%였다. 대기업 계열의 면세점과 대형할인점에서 쇼핑을 하는 비율이 무려 75.0%나 된다.

결국 크루즈 관광객들은 제주에서 쇼핑을 하면서 대기업 계열에만 헌금을 하는 셈이다.

올해 제주도가 예상한 크루즈 관광객은 100만명이다. 숫자가 늘어나는 게 반갑지 않은 건 아니지만 대기업 계열만 배불리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이들의 체류시간은 더 줄고 있어 진정한 제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곱씹어봐야 한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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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는 관광객인가요?? 2016-03-15 16:21:36
크루즈이용객은 경유 형태인데 관광객으로 굳이 할 필요가 있는지???
숫자놀음으론 딱이죠
이젠 달라저야할 도정이 올바르게 해야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