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7:52 (금)
“숫자만 늘면 뭐해. 1인당 씀씀이는 줄어드는데”
“숫자만 늘면 뭐해. 1인당 씀씀이는 줄어드는데”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03.14 18: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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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관광 말로만 하지 말자] <1> 숫자로 보는 시대는 가라

1300만명 관광객 시대. 이젠 1000만명도 가소롭게 보인다. 그런데 실속은 있을까. 오히려 관광객숫자만 늘어나면서 제주도민들의 삶의 질은 더 후퇴했다는 지적도 많다. 최근 제주관광공사가 제주도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2015 제주특별자치도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를 내놓았다. 이를 분석, 질적관광으로 나갈 방향을 3회에 걸쳐 제시한다. [편집자 주]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늘지만 1인당 씀씀이는 줄고 있다. 질적 관광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 해소가 급선무다.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제주도가 그야말로 뜨고 있다. 제주에 살고 싶어서 정착하려는 이들도 늘고 있고, 제주를 보러 오가는 이들도 늘고 있다. 1000만명에서 1300만명 숫자 달성도 그런 추세를 반영한다.

관광객 증가는 반길 현상이기는 하지만 실속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제주관광공사가 내놓은 ‘2015 제주특별자치도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들이 제주에서 쓴 경비는 1인당 57만2285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전인 2014년 65만2521원에 비해 14.0% 줄어든 것이다.

1인당 100만원 이상 지출하는 내국인의 비율은 10.3%였으며, 50만원에서 100만원을 쓰는 비율은 35.4%였다.

관광객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개별여행객의 씀씀이도 물론 줄었다. 개별여행객 1인당 지출 경비는 57만1866원이었다. 지난해 66만6996원에 비해 16.6% 감소했다. 개별여행객들이 제주에 들어올 때 지출한 항공료 또는 선박료가 10만4162원인 걸 감안하면, 실제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쓴 돈은 1인당 46만7704원이 된다.

외국인은 어떨까. 외국인의 씀씀이도 줄긴 마찬가지이다. 외국인 관광객 1인 지출 경비는 지난해 미국 달러화로 1520.3 달러로 나타났다. 2014년 1782.7 달러에 비해 17.3% 감소한 것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실태결과는 숫자만 늘었지 그들은 점차 자신들의 주머니에서 현금을 꺼내려 들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제주도를 다시 찾고 싶다는 의향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내국인 가운데 제주도를 다시 찾고 싶다는 의향은 5점 만점에 4.13점이었다. 2014년 4.01점보다 높아졌다. 외국인도 재방문 의향은 3.97점으로 2014년 3.83점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문제는 찾고 싶다는 이들은 높아지는데 씀씀이는 줄고 있다는 데 있다. 이는 방문목적을 들여다보면 어떤 층이 부가가치가 높은 지를 알 수 있다.

연령별로는 40대의 지출이 가장 높은 69만4178원이었다. 비즈니스 목적으로 제주에 온 이들도 1인 지출 경비가 가장 많은 60만1764원을 기록했다.

특히 방문 횟수가 많을수록 돈을 많이 쓴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제주를 처음 찾은 이들이 제주에서 쓴 1인당 지출은 53만3527원인 것에 비해 4회 이상은 64만3284원으로 나타났다. 4회 이상 제주를 찾은 이들은 제주를 처음 찾은 이들에 비해 20.6%나 돈을 더 쓴다는 점을 알게 된다.

외국인 관광객도 내국인과 비슷했다. 외국인은 30대 연령층의 지출 경비가 2014.8 달러로 평균에 비해 500달러 가까이 더 썼다. 물론 비즈니스로 온 이들이 2000.6 달러로 가장 많이 돈을 뿌렸다.

제주에 첫 발을 디딘 외국인은 1인당 지출 경비가 1608.9 달러인 반면, 제주를 찾을수록 돈 씀씀이가 달라졌다. 내국인이 4회 이상 제주를 찾았을 때 가장 많이 썼다면, 외국인은 3회일 때가 2738.8 달러로 가장 많았다. 3회 방문자의 씀씀이가 첫 방문자보다 17.0% 높게 나왔다.

제주관광공사 방문관광객 실태조사는 관광객 숫자가 중요한 걸 말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숫자보다 어느 계층을 타깃으로 삼는지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30~40대 젊은 층이 제주도를 자주 밟을 수 있는 그런 관광정책의 필요성이 통계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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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당한 내용보도~~ 2016-03-14 20:31:04
말로만 질적관광을 해온건 맞는 듯하네요~~
기자님의 지적을 거울삼아 앞으로라도 잘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