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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영화 귀향의 진기록…“우리가 만든 우리 이야기”
‘위안부’ 영화 귀향의 진기록…“우리가 만든 우리 이야기”
  • 조보영 기자
  • 승인 2016.03.03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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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의 개봉, 7만5000여명·12억의 후원금, 최장 시간 엔딩크레딧
영화 '귀향'의 스틸 컷. 경북 상주에 사는 열네 살 정민(배우 강하나)이가 아버지(배우 정인기)와 고향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모습.

지난달 24일 개봉한 영화 ‘귀향’이 개봉 4일 만에 손익분기점 60만 명을 넘어섰고, 개봉 8일 만에 누적관람객수 200만명의 고지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귀향’은 3월 2일 기준 183만 4003명의 관람객을 동원(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집계), 8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면서 꾸준한 흥행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정한 ‘기록적 가치’는 ‘영화의 완성'이라는 과정에 녹아있다.

‘귀향’을 완성한 조정래 감독은 2002년 우연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 봉사활동에 참여, 처음으로 ‘위안부’ 문제를 가슴으로 느꼈다. 역사적 ‘사실’이 아닌 눈앞의 ‘현실’로 위안부 문제가 다가온 것이다. 조 감독은 곧바로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

완성된 시나리오를 들고 백방으로 뛰어다녀도 투자자가 붙질 않았다. 개봉 여부조차 불확실한, 흥행조차 담보되지 않는 ‘위안부’ 영화에 관심을 기울일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무모하다는 이야기 뿐이었다.

그때 대중 투자 방식인 ‘크라우도 펀딩’을 통해 국내 최초, ‘위안부’ 소재 영화가 제작되고 있는 상황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소중한 국민들의 관심이 하나둘 모여 12억 원의 후원금이 모아졌다.

영화는 14년 만에 스크린에 걸렸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백미는 영화 후원자 명단이 모두 적힌, 10여분 엔딩크레딧이다. 오랜 시간을 들여 완성된 영화인만큼 역시 역사상 가장 긴 스크롤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달 22일 김경순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 등록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44명으로 줄었다. 조정래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생존자’와 ‘사망자’의 경계를 과감히 허문다. 역사 앞에서 그녀들은 '하나'다. 모두가 치유할 수 없는 아픔을 간직한 '위안부 피해자'일 뿐이다.

그 하나의 진실을 전하기 위해 7만5000여명의 국민이 뭉쳤다. “우리가 만든 우리 이야기, 귀향”. 영화의 진기록은 역사적 진실을 알리기 위한 국민의 열망,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조보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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