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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식 해상 신공항(?) “정부 인정 못받고 왜 제주에서…”
부유식 해상 신공항(?) “정부 인정 못받고 왜 제주에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2.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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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학회 주최 토론회, 실증적 사례 전무·항공 전문가 검토 필요성 등 제기
VLFS추진위원회가 제시한 제주 해상부유식 신공항 조감도. 기존 공항을 바다 쪽으로 확장한 모습이다. ⓒ미디어제주

입지 선정 발표 이후 제주의 가장 큰 현안이 된 제2공항에 대해 ‘부유식 해상 신공항’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토론회가 24일 오후 2시부터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렸다.

대한조선학회 주최, VLFS추진위원회 주관으로 마련된 이날 토론회의 주제는 ‘제주 부유식 해상 신공항, 과연 불가능한가?’.

첫 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울산대 신현경 교수(조선해양공학과)는 “부유식 해상 활주로는 현재 기술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며 격납고 뿐만 아니라 터미널, 호텔 등을 갖춘 도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복합리조트 기능을 함께 하는 신개념의 공항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특히 그는 4500m 길이의 부유식 해상 구조물을 설치, 구조물 밑으로 어선이 다닐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대규모 해상 매립에 따른 해양환경 훼손 없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4500m 길이의 활주로를 2개 설치하는데 철강 13만톤, 콘크리트 53만톤이 소요된다”면서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육상보다 2~3배 비용이 들 것이라는 얘기는 나올 수 없다”고 사업비가 훨씬 많이 들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홍사영 박사가 제주 부유식 해상복합물류기지 기술적 검토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홍석준 기자

두 번째 발표자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홍사영 박사도 “해상 부유 구조물을 띄우면 건설 공해가 없고 매립 등으로 인한 자연환경 훼손이 없다”면서 “건설 기간 단축은 물론 설비 확장 및 제거가 용이하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홍 박사는 해상 부유식 신공항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이미 검증된 기술이며 파랑으로 인한 동요 영향이 크지 않다”면서 “이미 일본에서도 한 적이 있고 어려가지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하지만 지정토론과 방청객 질문에서는 해상 부유식 공항의 실현 가능성이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먼저 지정토론자로 나선 한영조 전 제주경실련 대표는 우선 “부유식 해상 시설 중 전 세계 어디에도 공항으로 설립된 곳이 없다. 2005년 하네다 공항도 이 방법으로 하려다 입찰이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또 경제적인 면에서도 민간투자 방식인 BOT 방식 제안에 대해 “일정기간 동안 투자자자 시설물을 운영하다가 국가 또는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인데 공항시설만 가지고는 수익구조가 나올 수 없다고 본다”면서 “복합물류기지와 공항을 결합한 대규모 리조트 건설도 그렇게 쉽게 될 부분은 아니”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그는 “부유식 공법의 경우 유휴연한이 100년이다. 기간이 되면 완전히 새롭게 뜯어고쳐야 할텐데 채산성 있게 적용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면서 “신공항이나 물류기지가 아닌 작은 것부터 서서히 도입하면서 부유식 구조물을 일반화, 대중화시켜나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근 제주대 교수도 실증적인 사례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활주로만이 아니라 공항 시설을 다 갖춘 민간 공항의 사례가 없다는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또 박 교수는 “국책사업은 이론적인 설명이 아니라 실증적인 사례의 성과를 가지고 확실한 상태에서 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정부 관계자, 전문가 집단과 그동안 얘기를 했음에도 확신이 없기 때문에 그동안 어렵게 진행돼온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양성창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정책자문위원장도 방청객 질문을 통해 “정부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 아니냐. 수십조원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인데 확신없는 사업에 투자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그는 “한국조선학회가 이 기술을 가지고 설득하려면 적어도 항공 전문가들과 함께 이 사안을 논의하고 타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 사업은 제주도가 아니라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이다. 이미 예산 부서와 정부 주요 부서간 정책적 협의를 거쳐 결정한 일인데 이제 와서 ‘할 수 있다’고 얘기하기 전에 중앙정부를 설득하고 기술력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VLFS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울산대 신현경 교수가 부유식 해상복합물류기지의 필요성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홍석준 기자

부유식 기술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이 잇따라 나온 데 대해 신현경 교수는 “학회 차원에서 이 기술을 준비해오면서 많은 지적을 받았고 모든 부분을 검토해 준비해왔다”면서 “실제 가까운 일본에서도 이미 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가 됐고 입법 사항에 대한 준비도 해놓고 있으며 실행하는 데 저촉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 교수는 기술의 신뢰성 부분에 의문이 제기된 것과 관련, “왜 꼭 남들이 하고 나서 해야 한다고만 생각하느냐. 부족한 부분이 뭔지 알면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해도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경제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매립식이나 육상형보다 못하지 않다”면서 “굳이 비용을 얘기한다면 제 공법상 5조원 이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제주 부유식 해상 신공항, 과연 불가능한가?’ 주제 정책토론회가 대한조선학회 주최로 24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렸다. ⓒ홍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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