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시첨단산업단지 사업설명회가 반대위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반대위 관계자들은 “진행 중이었을 뿐 협의되지 않은 설명회”라면서 “더이상의 대화는 없다. 무조건 반대”라고 입장을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9일 오후 2시 제주웰컴센터 1층 웰컴홀에서 제주도시첨단산업단지 편입예정 토지주 등 도민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주도시첨단산업단지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대책위)의 강력한 저지로 제주도 관계자들은 설명회장 정문에서 진입조차 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는 행정 절차에 앞서 그간의 추진과정과 향후 추진 일정 등에 대해 도민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위의 요구에 따라 국토부와 제주도, LH공사 관계자가 전원 참석, 취재 허용, 참석자 명단 공개, 설명회 자료 발송 등 4가지 조건을 모두 수용해 이번 설명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대대책위의 입장은 달랐다. 권혁성 제주도시첨단산업단지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설명회에 대한 협의 자체를 한 적이 없다. 진행 중인 상황에 일방적으로 추진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대대책위의 설명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 12월 16일 토지주들에게 오해를 풀자는 연락을 해왔고, 12월 24일 2차 전화를 걸어 “국토부 관계자들을 직접 섭외할 것”을 제안해 더 큰 갈등을 부추기기도 했다. 그러나 1월 6일 국토부 섭외가 완료됐다는 3차 연락을 취해 날짜 택일의 상황 직전까지 진척이 이루어졌다.

문제는 그 후에 발생했다. 13일 반대대책위 앞으로 ‘설명회 안내 및 참석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도청 공문이 날아온 것. 공문 맨 뒷장에는 ‘제주도시첨단산업단지 추진계획 알림’이라는 또다른 공문이 첨부돼 있었다.

권혁성 부위원장은 “이번 사업 관련, 토지주들이 처음 받는 공문이었다. 그런데 결재 날짜가 2015년 12월 21일이었다. 토지주들을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다가 작년에 만든 공문을 슬쩍 설명회 자료에 끼워 보낸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권 부위원장은 “추후에 미리 안내가 된 것처럼 처리할 게 뻔하지 않냐. 지난 21일에 국토교통부 직원을 만났는데 ‘어떻게 공문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느냐’며 국토교통부 직원조차 웃었다”고 거듭 개탄했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국토교통부로부터 ‘토지주들이 반대하면 이 사업은 접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똑똑히 들었다"면서 “더이상 도청과는 일절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다. 저희는 무조건 반대다. 아무 이유없다. 우리 땅을 지키겠다”고 못박았다.

한편 제주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제주시 도남동에 16만여㎡의 규모로 첨단산업, 지식산업을 중심으로 지역산업구조 고도화 및 지역투자활성화를 위해 조성하는 국책사업이다.

<조보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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