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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메이커' 우아한 복수, 화려한 복귀
'드레스메이커' 우아한 복수, 화려한 복귀
  • 미디어제주
  • 승인 2016.01.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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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틀빅픽처스]

25년 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소녀가 돌아왔다. 누명을 벗고 아름다운 복수를 완성하기 위해서다. 화려하고 우아하며 대담한 복수극. 영화 ‘드레스 메이커’(감독 조셀린 무어하우스·수입 브릿지웍스엔터테인먼트㈜·제고 배급 리틀빅픽처스)의 이야기다. 

25년 전 틸리(케이트 윈슬렛)는 또래 남자아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마을에서 쫓겨난다. 마을 사람들은 폭풍 같았던 그 날과 틸리의 존재를 잊어갔고 갑작스레 고향으로 돌아온 틸리에 경계심을 드러낸다. 디자이너가 되어 돌아온 틸리는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재봉 실력으로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시작하고, 자신의 엄마 몰리(주디 데이비스)를 돌봐준 테디(리암 햄스워스)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찰나 같았던 평화가 지나고 틸리는 과거 살인사건에 숨겨졌던 비밀을 찾아내며 마을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실행한다. 

‘드레스 메이커’는 호주 대표 여성작가인 로잘리 햄의 첫 번째 소설이자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아름다운 드레스로 복수를 꾸미는 틸리의 정교한 이야기들은 원작 소설만큼이나 탄탄하고 수려하게 그려졌다. 

스토리와 전개만큼이나 인상 깊은 것은 1950년대 오트 쿠튀르 황금기를 완벽히 재현한 의상들이다. ‘드레스 메이커’라는 영화의 소재에 맞는 의상들은 화려한 색감과 디자인, 정교한 수작업으로 완성된 350여 벌의 드레스를 자랑한다. 

특히 그녀의 첫 손님이자 어릴 적 친구 거트루트 프랫(사라 스누크)의 변신 과정은 영화의 백미.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하는 모습은 영화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틸다의 등장으로 마을 사람들은 점차 색채를 찾아가고, 그 강렬하고 화려한 변화만큼이나 진한 복수가 형체를 그려간다. 

위트를 잃지 않으면서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영화는 각각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틸다와 테디의 로맨스까지 기웃거리지만, 복수의 방향성을 잃지 않는다. 어딘지 2% 모자란 마을 사람들은 시종 영화의 웃음을 제공하면서도 불합리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틸리와 마을 사람들의 불통, 그리고 파국은 씁쓸하면서도 어딘가 섬뜩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케이트 윈슬렛은 독특한 톤과 강렬한 연기 호흡으로 복수를 위해 재봉틀을 든 패션 디자이너 틸리를 완벽히 연기했으며 그녀의 어머니 몰리를 연기한 주디 데이비스는 신경질적이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외에도 리암 햄스워스, 휴고 위빙, 사라 스누크 등은 개성 있는 연기를 통해 더욱 입체적이고 흥미로운 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완성했다는 평이다. 

마을을 지키고자 타인을 괴롭혔던 이들의 잔혹하고 비참한 엔딩 역시 인상 깊다. 가장 틸다 다운 복수이자 ‘드레스 메이커’ 다운 엔딩은 그 여운이 꽤 깊다. 2월 11일 개봉.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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