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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폭설에 멈춘 도로… 재난대응력도 ‘마비’
제주, 폭설에 멈춘 도로… 재난대응력도 ‘마비’
  • 조보영 기자
  • 승인 2016.01.2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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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 뒤엉켜 도로 마비·구조 차량 진입 불가·대중교통 정체 극심
언덕길에서 헛바퀴만 돌리면서 꼼짝 못하는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한 채 멈춰서있다. 그 뒤로 또다른 차량이 엉켜있는 모습.

지난 19일 기습 한파로 제주 전역이 꽁꽁 묶인 지 채 1주일도 지나지 않은 23일, 예고된 기록적 폭설로 제주도내 도로가 또다시 마비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 허술한 재난대응능력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23일 오후 5시 문예회관 앞 교차로를 출발해 연동 흘천 3교까지 도착한 시간은 저녁 7시. 평소 20분 거리인 구제주~신제주간 도로는 최악의 눈폭풍에 발이 묶인 차들로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현장이었다.

비탈길에서 멈춰서 가속 페달을 밟아도 헛바퀴만 도는 차량들이 속출하고 도로 위에는 타이어 타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멈춰선 차량 주변으로 비상 깜빡이를 켠 자동차들이 폭설에 묶여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다.

신호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아예 운전대를 놓고 차문을 나와 담배를 피우는 운전자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119 구조 차량의 사이렌 소리도 무용지물이었다. 전 차선이 뒤엉켜 교통 통제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 날이 점점 더 어두워지자 정차된 차량의 사고 위험을 막기 위해 뒤 따라오는 차량의 차선 변경을 도와주는 한 시민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대중교통 상황 역시 속수무책이었다. 버스와 택시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승강장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 캐리어 가방을 직접 끌며 눈밭으로 무거운 발길을 돌렸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4일 제주와 서귀포 영하 4도로 떨어지는 등 올겨울 최저 기온을 예고했고, 낮 최고 기온도 영하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 23일 내린 눈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빙판길 사고에 따른 후속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고 차량으로 마비된 도로로 인해 119 응급 차량도 발길을 묶인 채 꼼짝 없이 서있었다.
미니버스와 견인차, 승용차가 왕복 3차선 도로 위에 멈춰서 있고 운전자들이 모여 수습 방안을 찾고 있다.
 

<조보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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