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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 불똥’ 결국 현실로... 인력 감축 '결단'
‘누리과정 예산 불똥’ 결국 현실로... 인력 감축 '결단'
  • 조보영 기자
  • 승인 2016.01.12 12:4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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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정상적 인력 운용 힘들어..."
'영전강'제 폐지에 이어 원어민 강사도 차차 줄여나갈 뜻 밝혀
'영어회화전문강사(영전강)'는 '고용안정' 대책을 지속적으로 제주도교육청에 요구해왔지만 도교육청은 지난달 말 전국 최초로 영전강 신규 채용 ‘지양’ 지침을 발표, 해당 강사들은 2019년까지 ‘단계적 해고' 수순을 밟게 됐다

누리과정 예산 불똥이 결국 도교육청의 인력 감축으로 튀었다. 그 첫 신호탄은 지난달 급작스럽게 발표된 ‘영어회화전문강사(이하 영전강) 폐지’다.

제주도교육청은 앞으로 원어민 강사를 축소하는 등의 정책을 추가로 이어갈 예정이어서 교육 수혜자인 학생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영전강 사태’는 이미 예견된 문제였다. 정부 공약이었던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은 정부 지침에 따라 올해부터 지역교육청의 의무지출경비로 지정됐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과 전국 시도교육감은 즉각 반발에 나서며 “누리 과정 예산은 법률적으로 교육감의 책임이 아닐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시도교육청의 재원으로는 편성 자체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예산편성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지난 12월 초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는 2016년도 도교육청 예산안을 심의하며 정규직 인건비를 삭감하고 누리과정 예산 2개월분인 76억을 증액·편성키로 결정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달 말, 이석문 교육감은 전국 최초로 영전강 신규채용 ‘지양’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119명의 도내 영전강 강사들은 2019년까지 단계적 해고 절차를 밟게 되었다.

이를 두고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따라 정규직 인건비가 삭감되는 극단의 상황이 벌어지자 그 여파가 비정규직 운용 부담으로 작용, 결국 ‘업무 효율’을 위한 ‘영전강 폐지' 지침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도교육청 앞에서 '고용안정'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에 나선 영전강 단체의 모습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석문 교육감이 많은 고민을 했다. 이번 영전강 정책의 가장 큰 틀은 '학교 교육 활성화'와 '공교육 내실화'에 있다. 실력을 갖춘 교사들이 지식을 전담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또한 누리과정 예산 증액에 따른 부담이 컸다. 도교육청 전체 예산 중 70%가 인건비다. 그런데도 현재 교원이 모자란 상태다. 그만큼 교육청의 예산이 열악한 구조"라며 "운용 정상화를 위해 영전강은 물론 원어민 교사들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토로했다.

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는 190명의 교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예산 부족으로 교원 확충도 어려운 실정이며 기간제 교사 채용으로 부족한 인력을 대체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영전강 제도는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영어공교육 활성화’를 목적으로 도입, 초등 정규 영어 수업과 중등 수준별 수업, 원어민 교사 관리, 기타 행정 업무 등을 지원해왔다.

현재 제주도는 초등학교 55명, 중학교 41명, 고등학교 23명으로 총 119명의 강사가 활동 중이다.

<조보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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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예산이라고? 2016-01-13 10:11:36
데학교도 직업직무 교육시스템으로 평가방식을 변경하고있는 터에 실력을 갖춘 교사들이 지식을 전담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교육청의 입장은 어떤 실력을 말하는지?
각 기관장, 국회의원, 도의회 의원들의 업무추진비 성격의 예산을 줄여서라도 영전강은 폐지해서는 안된다.

2016 2016-01-13 07:57:47
만약 이 분석이 맞다면 이 문제는 교육청과 정부가 나서서 책임져야 하는거 아닌가? 제2, 제3의 영전강 문제가 얼아든지 일어날수 있다. 그리고 기간제 교사 대체는 말도 안된다. 임시방편이 아니라 근본대책을 세우라!

참교육자 2016-01-12 15:49:05
이것참..... 학생들 피해는 막아주세요~~~~~ 교육감님~~~~ 교사가 이렇게나 부족할줄야.....

더러운 언론플레이 2016-01-12 15:34:19
제가 알기로는 영전강 예산은 모두 다 통과되었고 누리과정과는 별개입니다. 교육청. 이런식으로 더럽게 언론플레이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