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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와 미(味)의 만남
미(美)와 미(味)의 만남
  • 고대청 시민기자
  • 승인 2015.12.29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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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성작가그룹 '에뜨왈' 회원전을 가다
 

2015년은 ‘음식의 해’였다. 방송에서는 하루에도 몇 개씩 ‘쿡방’, ‘먹방’이 이어졌고, 지면에서는 레시피, 셰프들의 인터뷰로 도배가 되었다.

SNS에서는 전국의 ‘맛집’ 정보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제주에서도 줄을 서며 기다리는 식당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푸드 포르노’ 열풍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음식으로 한 해를 도배해 버린 2015년을 마무리하며, 제주 여성작가그룹 ‘에뜨왈’에서는 ‘미(美)&미(味)’전을 개최했다. 아름다움과 맛이 어떻게 엮여져 있을까?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정면에서 반기고 있는 깊은 바다 빛깔의 천은 자연스레 밤하늘이 되고, 뻥튀기 과자는 별이 되고, 눈이 된다.

보기만 해도 즐거운 이 작품은 친절하게도 뻥튀기 과자와 테이프를 내밀고 있다.(김연숙) 일단 뻥튀기를 들고 전시장을 돌아본다. 모양이 제대로 나올까 싶지만, 일단 조금씩 뜯어가며 입도 놀리고, 별도 만들어 본다.

 눈이 펑펑 내렸던 겨울, 세상을 하얗게 덮어버린 눈을 맛보던 어린 시절의 기억은 더 이상 경험할 수 없는 추억으로 간직되어 있다. 아무 맛도 없는 눈이 그렇게 맛있게 느껴졌던 작가의 어린 시절 추억은 마치 생크림 케이크처럼 커다란 캔버스를 덮고 있다.(강술생)

엄마가 만들어 준 파르페가 최고라며 행복에 가득한 미소를 머금은 어린 딸-지금은 어느새 다 커버린-의 모습은 보는 이들도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게 한다.(양은주)

텃밭에서 키운 방울토마토와 산책길에서 따먹는 산딸기는 정말 꿀맛이다. 집안과 밖에서 들어온 먹거리는 결국 땅이 스스로 키워낸 결실. 사람이 키워낸 것과는 전혀 다른 존재로 다가온다. 작가가 시골로 이사를 가고 나서 느끼는 먹거리에 대한 생각은 도심에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착색되고 있다.(고민경)

 

그 밖에도 여러 작품이 관람객을 반기고 있다. 아름다움과 맛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단순히 맛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지 않는다. 맛이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며, 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미(美)와 미(味)가 범람했던 2015년, 그리고 그 열풍이 멈출 것 같지 않은 2016년을 맞이하며 한 번 쯤 찾아볼 만한 전시다.

 

<제33회 에뜨왈 회원전 ‘미&미(美&味)’>

▲ 기간 : 2015. 12. 27 ~ 2016. 1. 9(14일간) 오전 11시~오후 7시(매주 수요일 휴관)

▲ 장소 : 갤러리 비오톱(제주시 신성로6길 29)  ☎ 711-1262

▲ 참여 작가 : 강술생, 고민경, 김연숙, 김성희, 백희삼, 양은주, 조이영, 현경희, 현혜정, 홍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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