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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 제주, ‘질풍노도 변환’속에 살았다”
“을미년 제주, ‘질풍노도 변환’속에 살았다”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5.12.2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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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明暗] 예래단지 판결, 제주해녀 국가유산지정, 고입선발고사 폐지 ‘기념비적 사안’
 

‘파란 양’의 해 을미년(乙未年 2015년) 올해도 이제 마무리할 자락 끝에 섰다.

한 해를 돌아보면 늘 일도 많고 어려움이 많았음을 몸과 마음으로 느낀다.

교수신문은 올 한해 대한민국을 ‘혼용무도’(昏庸無道)란 사자성어로 표현했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와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다” 또는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제주지역은 어땠을까.

한마디로 ‘질풍노도’(疾風怒濤)속 변환(變換)’의 한 해였다고 할 수 있겠다.

‘몹시 빠르게 거세게 부는 바람과 무리를 이뤄 무서운 기세로 달려 나가는 모습’ 속에 달라져서 바뀌는 게 많았다는 뜻이다.

올 한해 제주에서 나온 주요뉴스들을 살펴봐도 그렇다.

도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을 위한 밝고 바람직한 뉴스는 드물고, 어둡고 문제를 불러 올 수 있는 뉴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 도민 삶의 질에 제주지역 앞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한 사안이다.

물론 사람마다 사안에 따라 보고 느끼는 명암(明暗)이 다를 순 있다.

그러나 사안마다 양면성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 ‘빛’보다 ‘그림자’가 더욱 짙게 투영되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올 한해 가장 큰 이슈가 됐던 뉴스 가운데 그런 부류가 유독 많았다는 게 특징이다.

우선 △ 제2공항 예정지 성산읍지역 결정과 발표 △계속되는 인구유입과 부동산시장 활황에 따른 ‘땅값 광풍’ △‘메르스’ 여파 속 관광객 1300만 명 돌파 △국내 첫 외국계 영리병원 설립 논란 △ 한·중 FTA발효와 감귤 값 폭락 등 농업 위기 △강정해군기지 완공과 해군제주기지전대 창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밝은 성격을 띤 다른 뉴스로 있었다.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 무효 판결 △ 제주해녀, 국가중요어업유산 1호 등재 △ ‘고입선발고사 폐지’ 고교체제 개편 돌입 등이다. 환경·해녀·교육부문에 기념비적인 사안들이다.

예래휴양형주거단지 개발사업 관련, 주민들이 토지수용은 위법하다는 내용으로 진행된 이번소송에서 대법원이 내린 무효판결은 환경 분야에서 한마디로 기념비적이랄 수 있다.

그 동안 지방자치단체 등이 일방통행식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지역 개발사업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대법원은 이 사업이 주민 복지향상에 기여하는 공공적 성격의 도시계획시설인 유원지 목적과 취지에 벗어나 공공이용을 위한 공간을 배타적 영리추구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어 유원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한 것이다.

이로써 예례휴양형주단지 개발사업은 수 년 동안 법정공방이 끝이 났고,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문제는 대법원 판결 이후 제주특별자치도는 당연히 해야 할 사업 중단과 원점재검토를 위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국회의원을 동원해 사업재개를 위한 제주도특별법을 고치도록 주도했고, 도의회 역시 도도의 행태에 동의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도는 올해 국회 마지막 회기에서도 통과하지 못한 특별법을 최근 임시국회에서 통과를 시도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올해 제주해녀가 ‘국가중요어업유산 1호’로 등재된 건 반가운 뉴스였다.

해양수산부는 지난12월16일 국가중요어업유산 최종 자문위원회의를 열고 제주해녀어업을 제1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함으로써 제주해녀는 국가보호를 받게 됐다.

해녀들의 작업이 아무런 장치 없이 맨몸으로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해산물을 직업적으로 채취하며, 독특한 해녀문화를 진화시켜온 전통 생태적 어업시스템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주해녀어업은 체계적인 보전과 활용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되고, 연차별로 국가차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

올 연말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지역 교육에 엄청난 변화를 예고했다.

지금까지 실시해온 고입선발고사를  폐지하는 고교체제 개편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현재 제주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치르는 고입선발고사(연합고사)를 2018년12월에 시행되는 2019학년도 고입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부터 내신 100% 전형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다.

도교육청은 이밖에도 학교별 학과 특화와 재배치, 예술중점학교 운영, 읍·면지역 고등학교 활성화 등 고교체제 개편작업에 들어감으로써 앞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제주지역은 2015년 올 한 해 엄청난 변화와 격동 속에 살았다고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갑작스런 큰 변화에 도민들은 혼돈과 놀라움을 느꼈다. 그 변화가 앞으로 지역과 도민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래에 대한 미지수와 불확실성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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