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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주가 영리병원 선봉에 서야 하나?”
“왜 제주가 영리병원 선봉에 서야 하나?”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5.12.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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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강경식 의원 5분 발언, 원 지사에게 신중한 정책 결정 주문
제주도의회 강경식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보건복지부의 녹지국제병원 설립 승인에 대해 제주도가 신중한 결정을 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보건복지부가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승인한 데 대해 제주도의회 강경식 의원(무소속)이 “왜 제주가 생명보다 돈의 가치가 우선인 영리병원이 선봉에 서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나섰다.

강경식 의원은 22일 오후 열린 제33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국내 최초 외국의료기관이 제주에 들어서게 된 것과 관련해 우려스러운 점들을 조목조목 제기했다.

우선 강 의원은 원희룡 제주도정이 ‘의료관광 활성화’라는 명분하에 영리병원을 추진하는 데 대해 “47개 벼앙의 피부과, 성형외과 병원이 제주도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경제적 효과는 미비한 반면 영리병원이 몰고 올 후폭풍은 너무나도 크고 우려되는 바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녹지국제병원이 주된 투자자인 중국 녹지그룹은 부동산투기 기업으로 병원을 운영해본 경험조차 없다”면서 “사실상 국내 성형자본이 중국을 우회해 국내 첫 영리병원을 경영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제주도와 정부가 녹지국제병원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와 검토내용 등을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하지 않는 데 대해 “녹지국제병원이 환자의 안전성과 적정 진료, 응급진료체계, 최소 인력기준 등 충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기는 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 설립에 대한 법적 근거가 지난 2002년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마련된 뒤로 지속적으로 개정을 통해 규제가 완화돼 이제는 외국인 투자 비율이 50% 이상이면 가능하도록 돼있고 국내 자본도 얼마든지 합작 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에 “결국 녹지국제병원의 경우 중국 자본이 한국 의사를 고용,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피부 및 미용 성형을 하는 병원이 될 것이며 수입은 바로 중국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현재 국내 피부과, 성형외과들이 중국인 환자를 놓고 과열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한국 의료기술을 이용한 외국계 병원까지 허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그는 “영리병원이 없어서 제주의 의료관광이 안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왜 제주가 생명보다 돈의 가치가 우선인 영리병원의 선봉대가 돼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그는 “녹지국제병원 승인 개설을 시작으로 국내 병원이나 다름없는 외국의료기관이 국내에 우후죽순 생겨난다면 한국의 공공의료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면서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무규제의 상업적 의료가 횡행할 영리병원이 국내 의료를 상업화로 잠식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그는 원희룡 지사에게 “영리병원이 여전한 문제라면 도민들과 이야기꺼리가 다 떨어질 때까지 소통하고 토론해야 한다”며 국내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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