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 확정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갑작스럽게 철거하면서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도청 앞과 국토부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던 난산리 주민 김모씨에 따르면 국토부 관계자가 도에 직접 전화를 걸어 현수막을 내리도록 권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도 관계자는 국토부로부터 연락받은 사실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초까지 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김씨는 지난 14일 난산리 주민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진 뒤 15일부터 4일간 국토부까지 가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 관계자와 직접 만나 얘기를 했고, 국토부 공항정책과의 윤종빈 사무관이 제주도에 현수막을 내려주도록 연락하겠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는 것이다.
김씨는 <미디어제주>와 전화 통화에서 이같은 전후 사정을 설명하면서 “도청 직원으로부터 21일 오전 중에 현수막을 내리겠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 관계자의 얘기는 전혀 달랐다.
현학수 공항확충지원팀장은 20일 <미디어제주>와 전화 통화에서 “현수막 문구가 문제 될 것이 없는데 국토부에서 왜 내리라고 하겠느냐”면서 “현수막 게시 기간이 다 돼서 내리는 것이지, 국토부 관계자 얘기를 듣고 현수막을 내린 것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해 국토부 관계자와 직접 통화를 해야 했다.
국토부 공항정책과의 윤종빈 사무관은 “김씨로부터 도청 앞 현수막 문구 중 ‘제2공항 건설 확정’에 대해 확정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사실을 얘기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김씨와의 대화가 있었음을 확인해줬다.
이어 윤 사무관은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돼야 확정되는 거니까 문구를 정확한 것으로 바꿔달라고 했다. 행정기관에서부터 팩트를 정확히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고 도 관련부서에 얘기를 전했음을 시인했다.
제주도가 도청 본관 입구에 ‘현 공항시설 확충 활용, 제2공항 건설 확정’이라는 문구로 환영 현수막을 내건 것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결국 제주도는 난산리 주민의 항의를 들은 국토부 관계자의 얘기를 듣고 현수막을 내리게 됐으면서도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떳떳하지 못한 행정의 한 단면을 보여준 셈이 됐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심한 공무원의 업무 처리가 도민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걸 모르는 공무원이 있는 듯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