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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그린’ 부풀리기 너무 심한 것 아닌가요
‘꿈에그린’ 부풀리기 너무 심한 것 아닌가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12.17 11:3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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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부동산 제정신인가] <9> 1000만원을 꿈꾸는 ‘꿈에그린’
7월 감리자 모집 공고 때보다 평당 분양가 145만원 뛰어올라
한화 '꿈에그린' 모델하우스.

한화 ‘꿈에그린’이 드디어 수면 위로 부상했다. 평당(3.3㎡) 분양가가 9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세간의 이야기는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아니, 이를 비웃듯 더 비싼 가격을 찍었다. 평당 분양가 965만원이다.

<미디어제주>는 최근 급속하게 오르는 부동산 가격 문제를 되짚기 위해 ‘제주 부동산 제정신인가’라는 기획물을 통해 제주도내 부동산 급등이 몰고온 파장들을 꺼낸 바 있다. 물론 여기엔 ‘꿈에그린’이 빠질 수 없다.

사실 ‘제주 부동산 제정신인가’라는 기획은 잠시 뜸을 들였다. 그동안 바쁜 면도 있었지만 ‘꿈에그린’이 임대후 분양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제시했다는 이야기들이 떠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꿈에그린’은 분양카드를 버리지 않고, 이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럼 이야기의 초점을 하나로 모아보자. 본질은 평당 분양가 965만원이 적정한가에 있다. 느낌으로 분명 비싼 건 맞다. 그렇다면 얼마나 비싼지를 따져서 물어야 한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다시 해볼까 한다.

아파트를 지을 때 분양가 심사에 앞서 하는 행위가 있다. 감리자 모집공고이다. 감리자 모집공고엔 사업비 규모를 알 수 있는 그야말로 핵심이 들어가 있다. 감리자 모집공고는 행정에서 하지만 행정이 모집공고를 내기 위해서는 사업자로부터 자료를 받는다. 그 자료엔 공사비를 포함한 모든 사업비가 들어간다. 이 자료엔 설계비, 감리비, 순공사비, 대지비 등이 다 들어간다.

그런데 사업자가 감리자 모집공고를 위해 행정에 내놓는 자료는 원가 그대로 일까, 아니면 좀 더 부풀릴까. 답은 당연하지만 부풀리게 마련이다. 사업자들은 이윤을 남기려하기 때문이다.

‘꿈에그린’에 대한 감리자 모집공고는 지난 7월 22일 제주시를 통해 이뤄졌다. 당시엔 A2지구와 A3지구 등 2개 지역에 대한 것이었다. 사업자는 A2지구 총사업비 1257억원 등 2개 지구를 합친 사업비를 2440억원으로 제시했다. <미디어제주>가 이를 바탕으로 평당 분양가를 계산한 결과 820만원(본보 2015년 9월 24일자 보도)이라는 답을 얻었다.

'꿈에그린' 사업자가 지난 7월 감리자 모집공고와 관련, 제출한 자료이다. 여기엔 A2 지구 총 사업비 규모가 1257억원으로 돼 있다. 사진 속 숫자의 단위는 천원.

그런데 알다시피 ‘꿈에그린’ 사업자가 지난 11일 제주시에 제출한 분양가 심사 요청 자료엔 평당 분양가는 965만원이었다. 평당 분양가 산출 근거로는 택지비(가산비 포함) 287억원, 건축비(가산비 포함) 1173억원이라고 했다.

지난 7월 감리자 모집공고 때만 하더라도 A2지구는 1257억원 규모의 사업을 지닌 곳이었다. 그런데 ‘꿈에그린’ 사업자가 이달 제주시에 분양가 심사 요청을 한 자료엔 사업비가 146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따라서 평당 분양가도 820만원에서 965만원으로 올랐다. 5개월만에 평당 분양가가 145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과연 5개월 사이에 평당 분양가가 145만원 오르는 게 맞기나 할까.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 하면서 사업자측이 이자부담을 안기는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자부담이 수백억원이 될리는 없다. 그렇다면 대체 뭘까. 분양금액을 부풀렸다는 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젠 제주특별자치도 분양가 심사위원회가 답을 할 일만 남았다. 분양가 심사위원회는 ‘꿈에그린’ 사업자측이 신청한 자료를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당초 감리자 모집공고 때와 확연하게 차이가 나야 하는 이유도 따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평당 분양가 1000만원 시대를 약속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하나 더 거든다면 ‘꿈에그린’이 들어갈 자리는 땅값이 매우 싼 곳이다. 사업자는 평당 110만원대에 이 땅을 샀다. 상식적으로 이렇게 값싼 땅 위에 평당 1000만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도민들이 사야 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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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15-12-18 15:06:22
어짜피 그림의 떡... 딴나라 사람들의 얘기... 판 사람이나 산 사람이나 세금 잘 내는지 두눈 크게 뜨고 봅시다.

역쉬 2015-12-17 23:41:01
제주지역 언론사에서 가장 성실하고, 올바르게 보도하시는군요~~~
최고입니다 ~~~

도민 2015-12-17 12:57:47
기자는 모름지기 이처럼 발로뛰고, 생각을 하면서 기사를 쓰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