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에 관련 부서도 없어…“공용터미널 확충으로 교통난 해소”도 대두
제주도내 렌터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가뜩이나 최근 수년 사이에 제주도내 차량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가운데 렌터카 증가 속도는 이를 더 뛰어넘고 있다.
올해 제주도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9월말 현재 42만5425대. 이 가운데 렌터카는 8월말 기준으로 2만6681대에 달한다. 등록 차량의 6.3%가 렌터카인 셈이다.
이를 5년 전과 비교하면 렌터카의 점유율 증가를 알 수 있다. 2010년 제주도내 등록차량은 27만794대였으며, 이 가운데 렌터카는 1만4175대로 등록 차량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5.6%였다.
렌터카 증가는 각종 문제를 낳고 있다. 도로 체증을 가속화시키는 건 물론, 공항을 오가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다 렌터카 운전자들이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올해 9월말 현재 제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72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렌터카 사망자는 10명이나 된다. 렌터카 교통사고도 올해 9월말 기준으로 405건이나 될 정도로, 도로 위의 ‘불편한 존재’가 돼 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관리할 행정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 27일 제주시내 마리나호텔에서 열린 ㈔제주관광진흥회(이사장 양대성)의 ‘2015년 가을포럼’에서 이 문제가 부각됐다. 이날 가을포럼은 ‘제주지역 렌터카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렌터카 이용편의 환경 조성 방안’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포럼은 제주도내 관광업계에서 거론하기 꺼리던 렌터카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었다.
현계담 제주대 관광학 박사는 주제발표를 하며 행정 조직의 문제점을 끄집어냈다.
현계담 박사는 “제주도청의 렌터카 업무는 교통정책과의 택시행정에서 맡고 있다. 현재 도내 택시는 5000대이지만 렌터카는 2만6000대를 넘고 있다. 하지만 렌터카 업무를 맡는 이는 주무관 단 1명이다”고 문제를 던졌다.
현계담 박사는 아울러 “렌터카를 고객에게 넘기고 되돌려 받을 때 연료 문제, 자차 보험 문제, 차량 흠집 사고 처리, 저렴한 요금 유인으로 인한 각종 문제를 유발시키고 있다”면서 렌터카 내부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현계담 박사는 문제점 개선 방안으로 “불량 차량은 배제시키도록 하고 연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쿠폰제 도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이들도 도내 렌터카 개선방안으로 공용터미널 문제와 행정 인력 확충, 렌터카 총량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토론자로 나선 신명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제주지사장은 “렌터카 사고가 많은만큼 안전운행을 유도하기 위한 홍보가 필요하다. 장기대책으로는 렌터카에 속도제한장치 도입 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미디어제주 김형훈 편집국장은 “공항내 렌터카들이 상주하면서 교통 문제를 유발시키고 있다. 차량을 제주공항이 아닌, 인근 지역에 배치하고 고객들을 실어나르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행정이 렌터카를 적극적으로 지도·감독하기 위해 관련 부서의 인력 확충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렌터카조합 양일중 전무이사는 “공항 교통혼잡 등 문제 해소를 위해 공용터미널을 조성할 필요성은 있으나 쉽지 않다. 우선은 대형 업체부터 셔틀버스를 가동해야 한다. 렌터카 총량제 도입 등을 통해 차량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등의 개선방안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