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 첫날, 집행부 해명자료 과잉 대응 ‘빈축’
행정사무감사 첫날, 집행부 해명자료 과잉 대응 ‘빈축’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5.10.2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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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원희룡 지사 ‘적극 대응’ 지시에 행감 진행도중 해명자료 쏟아내
 

제주도가 행정사무감사 첫날부터 의원들의 송곳 질의에 대해 집행부의 과도한 대응으로 급기야 정회 소동이 빚어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21일 시작된 행정사무감사에서 행정자치위 의원들의 질의에 제주도가 상임위에서의 답변과는 별개로 무려 일일이 해명자료를 낸 부분에 대해 행자위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제주도가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까지 낸 해명자료는 모두 4건이다.

4건 중 1건은 이날 행감 질의와는 별개로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대한 해명 자료였고, 나머지 3건은 모두 이날 오전 행자위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해명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김희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정작 감사에서는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해놓고 이런 식으로 해명자료를 내놓을 거냐”면서 “문제가 있으면 시정하도록 하기 위해 행정사무감사를 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라고 누가 시킨 거냐”고 따져물었다.

김용구 기획조정실장은 이에 대해 “답변한 게 부족했기 때문에 본 뜻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해명자료를 낸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고정식 위원장은 “의원들이 질의한 사항에 대해 앞으로도 일일이 이런 식으로 대응할 거냐”고 따졌고, 김희현 의원도 “그래서 협치가 안되고 있는 거다. 소통이 안되니까 언론을 통해서 감사 당일 해명자료를 내놓고 있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런 가운데 김경학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담당자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해명자료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제주해군기지 갈등 해결 사실상 손놓고 있다’는 언론보도 내용에 대한 해명자료의 예를 들면서 행감장에 있던 민군복합형관광미항갈등해소지원단의 이영철 팀장을 지목해 “팀장 이름으로 자료가 나왔는데 정작 팀장은 이 자료를 모르는 거 같다. 누가 기안한 거냐. 정체를 알 수도 없고 무슨 의도에서 이렇게 즉시 대응하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영철 팀장은 “제 이름이 있으니까 제가 낸 게 맞다”면서 미리 답변을 위해 준비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김용구 실장도 이에 대해 “담당 부서에서는 모두 행감장에 와있기 때문에 자료는 미리 부서에서 작성해놓고 소통정책관실에서 자료를 낸 것”이라고 답변, 결국 고정식 위원장이 소통정책관의 출석을 요구하겠다면서 정회를 선언했다.

이날 벌어진 일련의 과정 중 의원들의 누구의 지시인지 캐물은 데 대해 집행부의 답변이 나오지 않았지만, 집행부가 이처럼 과도한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은 사실상 원희룡 지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지난 19일 열린 주간정책회의에서 원 지사가 행감 기간 중 의원들의 질의 내용 위주로 보도되는 부분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벌어진 상황을 복기해보면 의원들이 불만을 토로한 것과 마찬가지로 제주도가 행정사무감사를 무력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얘기다.

다만 적극 대응을 지시한 원 지사의 한 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집행부의 태도도 문제지만, 한편으로는 제대로 답변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의원들의 질의 행태가 더해져 벌어진 일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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