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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예산심사 앞두고 내부 갈등 ‘폭발’
제주도의회, 행정사무감사‧예산심사 앞두고 내부 갈등 ‘폭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5.10.08 20: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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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운영위 긴급 간담회, 구성지 의장 독단적 의회 운영 비판 쏟아져
구 의장, 간담회 발언 내용 조목조목 반박 … 발언 의원들에 해명 요구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연중 의정활동 중 가장 중요한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자중지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8일 오후 열린 긴급 의회운영위원회 간담회에서 구성지 의장의 독단적인 의회 운영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온 데 대해 구 의장이 이를 반박하고 나서면서 의회 내부의 심각한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의회운영위 간담회는 안창남 문화관광스포츠위 위원장의 소집을 요청했다. 간담회에는 이선화 위원장(새누리당)과 박원철 농수축경제위원장, 김명만 환경도시위원장, 안창남 문화관광스포츠위원장(이상 새정치민주연합), 현정화 보건복지안전위원장(새누리당), 현우범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간담회를 소집한 안 위원장은 “의회 내부 운영이 의장 중심으로 독단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의회 내부에서 이뤄지는 일들에 대해 해당 상임위원장이 전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다. 의회가 의장 1명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냐”고 구 의장을 직접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그는 “의원들 사이에 있지도 않은 얘기가 마치 내부에서 정리된 얘기처럼 바깥으로 잘못 알려지고 있다”면서 “의장 개인의 생각이 마치 의회 전체의 생각인 것처럼 비쳐지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선화 의회운영위원장도 “의원사업 예산이 없어질 때는 침묵했던 의장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이 사라졌다고 해서 문제의 소지가 될 법한 발언을 한 것은 적절치 못한 처사였다”고 최근 노인의 날 행사장에서 구 의장이 원희룡 지사를 비판한 발언을 문제삼고 나섰다.

또 이 위원장은 감사위원 추천에 대해 “의회 몫으로 추천하는 감사위원 추천제도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의장은 의원들과 공론화 대신 사무처 직원들과 일방적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면서 “의회운영위원회를 무력화시키는 처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운영위 간담회에서의 발언 내용을 전해들은 구 의장이 발끈하고 나섰다.

구 의장은 이날 저녁 7시10분께 언론에 배포한 ‘의회운영위 긴급 간담회 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 자료를 통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의장으로서 참으로 안타깝고 도민들게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그래도 진실을 밝히고 요청할 것은 요청하고 대응할 것은 철저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밝힌 뒤 간담회 발언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안창남 위원장의 발언 내용에 대해 그는 “의회 운영과 관련해 위원회와 관련된 일이 있으면 대부분 상임위원장에게 일임했다”면서 “각종 위원회 위원 추천 등이 그 사례”라고 밝혔다.

또 이선화 위원장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체 의원 재량사업비 예산이 없어질 때 운영위원장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면서 빨리 운영위를 소집해 대처해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두 번이나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이 감사위원 추천 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서도 그는 “발언의 진실은 이렇다”면서 다소 길게 전후 상황을 소상히 설명하고 나섰다.

구 의장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며칠 전 이 위원장에게 새누리당 2명, 새정치민주연합 2명, 의장 2명 등 6명을 추천한 다음 심의위를 구성하겠다고 사전 설명을 했고 안창남 위원장에게도 이 내용을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선화 위원장은 ‘그러지 말고 예전처럼 해야 나도 한 사람 추천할 게 아니냐’고 말했고, 자신은 ‘그럴 수 없다. 이번에는 추천방법을 개선할 것이니 이 위원장도 추천하고 싶으면 의회 내 소속 당에서 협의를 할 때 하도록 해라’라고까지 했다고 이 위원장과의 대화 내용을 전했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예전 의장들은 의회 몫의 감사위원 3명에 대해 전부 의장이 추천권을 행사했고, 이 가운데 1명은 운영위원장 몫이었다고 한다”며 “제가 의회운영위원장 몫에 대해 권한을 주지 않고 의회 내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에 그 몫을 줘버림으로 해서 이런 사태가 오지는 않았는지 정말 의심스럽기까지 하다”고 이 위원장의 발언 내용을 정면 반박했다.

이에 그는 먼저 안창남 위원장의 간담회 발언 내용에 대해 “의원들간 있지도 않은 얘기가 마치 내부에서 있었던 것처럼 바깥으로 잘못 알려지고 있다는 말 외에 보도된 다른 독단적 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직접 제시해 주기 바란다”는 요구사항을 전했다.

특히 이 위원장의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을 왜곡한 저의를 반드시 밝히고 공개적인 해명을 요구한다”며 “만일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에 따른 법적인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도와 의회 주변에서는 이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지난해 예산전쟁 때부터 쌓여온 의장과 의원들간 갈등이 곪아터진 것 아니겠느냐”며 “내년 예산을 둘러싼 도 집행부와의 협의가 여의치 않게 되자 의회 내부에서 서로 물어뜯고 있는 건 아닌지 한심하다”고 의장과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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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비판 하기 전에 2015-10-09 10:39:41
도민을 위한 일을 해야지 개인의 명예를 위해 일해서는 안되는 것인데...모 위원장은 등기로 보낸 문서를 받고도 묵살하여 1개월 후에 재발송하게까지 만들어 가는 행태를 하면서...
자신이 먼저 도민을 위해 일을 하면서 남을 탓해야지ㅠㅠ
의원끼리 쌈박질이나 하는 작태를 보고만 있어야 할 것인지~~아이구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