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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려올 사람도 없고, 사람을 키우는 곳도 없다”
“데려올 사람도 없고, 사람을 키우는 곳도 없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10.08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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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애로 타개 방법은] <1> 도내 기업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미디어제주, 제주 도내 기업 대상 애로 실태 개별 설문 조사 진행

기업들이 어렵다고 한다. 특히 제주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영세업체들이 많아 기업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하다. <미디어제주>는 제주도내 기업들이 대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애로점 개선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게 좋은지를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기반 다 돼 있어도 도내 인력 없고

단품제품으로는 판로개척 힘들어

수출판로 설명회 열어도 ‘무늬만’ 

 

<미디어제주>는 제주도내 기업의 애로점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9월 한달간 도내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애로사항을 집중 캐물었다. 응답을 준 곳은 61곳이었으나 한 곳은 ‘어려움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애로사항은 객관식 형태로 묻지 않고, 개별 설문 방식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캐물었다. 응답에 응한 이들은 대부분 기업의 CEO였으며 간혹 CEO를 제외한 임원급도 포함됐다.

 

개별 설문 방식으로 진행한 애로점을 유형별로 묶어보면 홍보마케팅 및 판로개척, 기술개발, 유통물류, 전문인력 수급, 자금조달, 과당경쟁, 행정일처리 등으로 나눌 수 있었다.

지금 현재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전문인력수급을 들었다. 60곳 가운데 14곳(23.3%)가 인력을 수급하기가 쉽지 않다고 우선순위로 답했다.

다음으로는 유통물류와 자금조달을 꼽았다. 각각 10곳(16.7%)가 유통과 자금 부족 등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첫 손에 꼽았다.

홍보마케팅과 판로개척에 따른 어려움도 60곳 기업 가운데 9곳(15.0%)이 1순위로 거론했다.

개별 설문을 진행한 결과 단 한 가지만 어렵다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여러개의 어려움을 한꺼번에 토로한 CEO도 있었다. 이들 기업이 호소한 어려움을 기업별로 1~3순위로 집계하면 어떻게 나타날까. 60개 기업의 어려운 점 1~3순위를 모두 포함한 결과 모두 118개의 응답이 나왔다.

1~3순위를 한데 모아 애로사항을 집계한 결과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전문인력수급이었다. 60개 기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7개(45.0%) 기업이 전문인력수급의 문제점을 들었다.

홍보마케팅 및 판로개척은 24개 기업(40.0%)였으며, 자금조달 18곳(30.0%), 유통물류 17곳(28.3%) 순이었다.

 

가장 애로가 많다는 인력문제를 따져보자. 왜 도내 기업들은 인력수급이 쉽지 않을까.

“원하는 전문인력이 없다. 관련 전문인력을 키우는 학과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육지에 있을 땐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육지에서 데려와 쓰다보니 비용부담이 크다. 막상 도내에서 인력을 뽑아 써도 지속이 안된다.”(BT부문 D기업 상임이사)

“영업과 생산직 사원을 구하기 힘들다. 결원이 생기더라도 모집이 힘들다. 제조업이어서 기피하는 경향이 짙다.”(제조부문 S기업 대표)

“제주엔 인재풀이 없다. 경력자 대부분은 육지에서 데려온다. 기존 연봉보다 더 줘야 한다. 제주에서 사업을 하는 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IT·CT부문 B기업 대표)

“기반은 다 돼 있는데 인력이 없다. 오려고 하지 않는다. 온다고 했을 때도 큰 돈을 요구하고 집도 요구한다. 도내 인력은 없다. 최소한 10년이상 근무한 경력을 가진 이들이 필요하지만 없다.”(BT부문 J기업 대표)

인력 문제는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다. 이들 대표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제주도엔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또한 전문인력을 키우는 시스템이 제주도에는 없다는 얘기로 종합된다. 제조업체엔 들어오지 않으려는 기피현상도 문제이다.

인력도 문제인데다가 제품을 만들면 팔아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홍보마케팅과 판로개척 등의 어려움 호소가 바로 그것이다.

“홍보마케팅을 위한 상품 디자인이 어렵다. 광고나 상품디자인 내용은 나날이 새로워지지만 현 상태로는 아이디어 등을 따라가지 못한다.”(농림어업부문 G기업 대표)

“창업 초기 기업들은 제품이 다양하지 않다. 다들 단품제품을 내놓는데 그걸로는 판로개척이 힘들다. 비슷한 업종끼리 하나의 카테고리를 갖추고 판로를 개척하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기엔 행정이 도움을 줘야 한다.”(BT부문 J기업 대표)

“마케팅이 부족하다. 해외에 수출을 하는데 디자인과 외국이 지원이 필요하다. 수출판로에 따른 설명회는 많이 하지만 실제로 이뤄지는 경우는 없다.”(BT부문 P기업 대표)

다음 기획에서는 자금조달 및 유통물류, 행정일처리에 대해 어떤 어려움을 호소하는지 싣는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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