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에 갑절 뛰어올라…제주도정 부동산 정책 시급
이제 제주도 부동산의 고공행진은 새삼스러운 게 아닐 정도가 됐다. 너무 뛰어올라 일부 계층은 집을 가지는 것조차 포기상태에 이르고 있다. 수도권보다 더 비쌀 정도가 됐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런데다 제주시 아라동 일대 첨단과학단지에 들어설 한화아파트 ‘꿈에그린’을 겨냥한 불법 전매 움직임도 관찰되고 있으나 이를 관리할 행정은 내용조차 파악을 하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인지 부동산을 향한 ‘한탕주의’가 도민의 마음속에 은근히 자리를 틀고 있다. 너도 나도 “한 번 투기해볼까”라는 심산이 자리잡고 있다. 비정상적인 거래행위가 판을 치면서 도민의 마음도 점차 비정상으로 흐르고 있다.
엊그제는 재건축이 거론되는 제주시 이도주공 1단지 재건축 정비 사업에 대한 경관심의 결과 재검토 결정이 내려졌다.
이도주공 역시 투기 바람이 지역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 1985년에 지어졌다. 딱 30년이 된 아파트이다. 지난 2012년 6월엔 이도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자는 추진위원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이도주공1단지를 들여다보면 현재 제주도에 불고 있는 과열바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참조한 결과 입이 딱 벌어졌다. 평당 2000만원을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도주공1단지의 전용면적 40.32㎡(12평)를 보자. 지난 9월 1층에 있는 이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2억4500만원이었다. 평으로 환산하면 2005만원이 된다. 지난 7월 거래된 이 아파트의 2층 59.3㎡(18평)는 3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도주공1단지가 원래 이처럼 비싼 가격이 매매됐을까. 그건 아니다. 2009년엔 평당 5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2009년 12월, 12평인 이 아파트는 5500만원에 거래됐다. 평당 450만원 선이다.
이도주공1단지는 2010년엔 평당 기준으로 548만원, 2011년 613만원이었다. 실거래 가격이 뛰기 시작한 건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이다.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시점인 2012년 6월은 818만원으로 뛰었다.
이도주공1단지는 이후 고공행진을 거듭한다. 12평 아파트가 1억원 이상의 가격에 매매되기 시작한 시점이 2012년이었다. 2013년 10월엔 1층에 위치한 12평이 1억2200만원을 호가했다. 평당 기준으로 998만원이다.
이도주공1단지 평당 매매가격이 1000만원을 넘기 시작한 시점은 2014년이다. 그해 10월 거래된 1층에 있는 12평은 1억4500만원이었다. 평으로 계산하면 평당 1186만원이다. 그런데 불과 1년 사이에 갑절 뛰어오른 평당 2000만원을 넘는 과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올라도 너무 오른다. 이도주공1단지의 매매가 고공행진은 재건축 분위기에 투기 바람이 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럼 다른 곳은?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A아파트의 실거래가를 들여다봤다. 2005년에 지어진 이 아파트의 125.66㎡(38평)의 올해 7월 실거래가는 6억9500만원을 찍었다. 평으로 계산했더니 평단 1825만원이 나온다. 이젠 노형에 있는 평수가 큰 아파트를 사려면 10억원은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2년에 지어진 아라1동의 B아파트도 만만치 않다. 지난 9월 거래된 전용면적 84.98㎡(25평)의 매매가격은 4억6500만원으로 나왔다. 평당 1805만원이다.
재건축 아파트는 평당 2000만원을 넘고, 브랜드를 내건 아파트들도 이젠 2000만원을 향해 달리고 있다. 문제는 이런 고공행진이 다른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상상할 수 없는 가격들이다. 누군가 가격을 잡아주지 않는 한 부동산 가격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아파트 가격 고공행진을 붙잡을 제주도정의 혜안이 빨리 나와야 한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