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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문화는 돈만 뿌린다고 지속되는 것은 아니”
“해녀문화는 돈만 뿌린다고 지속되는 것은 아니”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10.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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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혜정·안미정 교수 등 ‘여성과 해양문화’ 국제학술대회서 문제제기
물질을 마치고 뭍으로 나온 해녀들.

제주특별자치도는 해녀문화를 지키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나. 답을 하자면 돈만 뿌렸다. 바다에 뿌릴 씨앗을 어촌계에 주고, 그걸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알아왔다. 그러나 그게 틀렸다. 해녀문화를 ‘돈’으로만 바르면 되는 줄 아는데 그게 아니다. ‘돈’에 중독되면서 해녀들은 ‘물질’에 중독됐다. 더 이상 물질을 하는 이들은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물질을 하는 이들이 있어야 한다. 거기에 ‘돈’만 뿌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지를 해야 한다.

2일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열린 ‘여성과 해양문화’ 주제의 국제학술대회에서 이런 논의가 이뤄졌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인류학회가 주관한 이날 국제학술대회에서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가 이런 점을 강조했다.

조한혜정 교수는 “잠수복을 입기 시작한 이후 해녀들은 사실상 노동 중독을 보이며 돈벌이에만 골몰해왔다. 물질과 돈에 중독돼 있는 현재 한국사회의 병을 앓고 있다”고 문제를 진단했다.

조한혜정 교수는 이런 틀을 깨고 해녀문화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현행 어촌계의 관행도 깨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가 밝힌 건 ‘귀한 전통’이라는 점이다.

조한혜정 교수는 “해녀들이 살아온 삶의 방식과 원리가 새로운 문화와 교육의 바람을 일으킬 때 비로소 제주사회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토대를 다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세계 여성들이 순례를 가고 싶어하는 메카가 된다”고 예측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주도나 바다와 관계된 이들의 의식변화가 우선이다.

조한혜정 교수는 “언제부터 바다가 앓기 시작했는지를 해녀할머니들이 후대들에게 전해줘야 한다. 수협 구성원들과 해녀들이 후속 세대를 길러내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모여서 의논해야 한다. 당장의 수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수입을 내는 직업으로서 현재와 미래를 잇는 해녀활동에 대한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미정 한국해양대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물질을 한다고 해녀문화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속가능한 생활방식으로서 해녀문화를 고려한다면 지금은 세대계승을 위한 제도적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문제를 던졌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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