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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호 미승선자 거짓말 믿은 해경 초동대처 늦어져
돌고래호 미승선자 거짓말 믿은 해경 초동대처 늦어져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5.09.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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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1호 선장 출장소 3차례 방문에도 결국 배는 전복
미승선자 “선장 처벌 받을까봐서”…해경 골든타임 놓쳐
 

돌고래호의 안전에 이상을 감지한 ‘돌고래1호’ 선장이 상추자도 출장소에 3차례나 방문하며 위험을 알렸지만 결국 배가 뒤집히는 참사는 막지 못했다.

또 돌고래호에 승선하지 않은 한 낚시객의 거짓말이 해경의 구조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자신 때문에 선장이 처벌을 받을까봐 거짓말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평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7일 오후 4시 전복 어선 돌고래호 관련 3차 브리핑에서 돌고래호의 사고 당시 행적에 대한 해경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경 조사에 따르면 돌고래호는 지난 5일 오후 7시 해경 하추자도 안전센터에 출항신고 후 7시 39분 V-Pass 항적표에서 사라졌다.

돌고래호 선장과 오후 7시 38분 “잠시만”이라는 통화를 끝으로 연락두절이 된 돌고래1호 정모(41) 선장은 오후 8시 상추자도로 입항해 10분 뒤 상추자도 출장소에 직접 찾아가 “돌고래호와 통화가 안 된다”고 알렸다.

그러나 출장소 직원들은 추자 신양항에서 해남 남성항으로 오는 데까지 2시간여가 소요되고, 돌고래1호 선장 역시 특별한 신고 또는 수배 요청이 없었다고 판단해 신고 접수를 하지 않았다.

이후 정 선장은 “돌고래호와 전화 연락이 안 된다”며 상추자도 출장소를 2번째 방문한다. 돌고래호의 위험을 느낀 정 선장은 출장소 직원들에게 돌고래호의 V-Pass 확인을 요청했고 오후 7시 39분 최종 소멸 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출장소 직원들은 오후 7시 40분쯤 하추자도 안전센터로 해당 사실을 신고하면서 해경이 사고 여부를 확인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돌고래호 승선원 명부에 있던 박모씨와 해경이 통화를 했는데 탑승하지 않은 자신이 승선원 명부에 있어 평소 친했던 돌고래호 선장이 처벌을 받을까봐 “배는 잘 가고 있다”고 거짓 진술을 한 것이다.

박씨가 돌고래호에 승선했을 것이라 판단한 하추자도 안전센터는 돌고래1호가 안전하다고 상추자도에 알렸으나 오후 8시 45분 박씨가 미승선 사실을 하추자도 안전센터로 전화해 밝히면서 다른 승선자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통화는 불가능했다.

오후 8시 50분 돌고래1호 정 선장은 3번째로 출장소를 방문해 “박씨는 돌고래호에 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면서 출장소 직원들은 민간자율구조선에 출동을 요청했다.

관행처럼 승선원 명부 복사본을 제출해 오던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낳고 만 것이다. 또 위험성을 느낀 돌고래1호 선장의 주의에 해경이 좀 더 세심한 초동대처를 보였다면 실종자들을 한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도 남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하지만 해경이 사고 선박의 행적과 해경의 사건일지 공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오히려 의혹만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해경은 이날 추가 실종자 발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122구조대 잠수요원을 투입해 사고해역 주변과 돌고래호에 대한 수중조사를 실시했다.

<오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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