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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 개관 “평화의 전초기지 되길”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 개관 “평화의 전초기지 되길”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5.09.0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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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 무죄판결 배상금과 후원금으로 마련, 평화 활동·교육 예정
강우일 이사장, “싸움은 이제부터…전쟁 준비로 평화는 이뤄지지 않는다”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가 완공돼 5일 오전 11시 개관식을 개최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강우일 천주교제주교구장과 현을생 서귀포시장, 강정 마을 평화를 위해 한마음으로 기원하는 신도와 강정마을 주민 등 600여명이 참석해 평화센터의 개관을 함께 축하했다.

강우일 이사장은 미사 강론에서 “처음 강정마을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 것이 2007년 5월 4일”이라며 “기지 건설에 찬성할 수 없는 이유를 카톨릭 교회 가르침에 입각해 근거를 들며 말했었다”고 기억의 시계추를 돌렸다.

강우일 이사장은 “전쟁은 재앙이고 결코 국가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길이 아니며 지금껏 한 번도 그러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러지 못할 것”이라면서 “무력을 통한 정당방위는 엄격한 조건들을 충족시킬 때만 도덕적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교리 내용을 설명했다.

 

강우일 이사장은 “제주도는 67년 전 4.3사건으로 도민의 10%가 넘는 3만 명이 무참히 학살된 땅”이라며 “무고한 사람들을 이념의 사로잡힌 사람들과 무지했던 공권력이 무참히 짓밟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참극이 벌어졌는데 국가적 역사적 청산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60년을 침묵과 망각 속에 보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참된 민주주의를 사는 나라가 되려면 양민의 억울한 집단적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고 그들의 희생에서 무엇인가를 깨닫고 비인간적인 폭력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담보하는 역사적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우일 이사장은 “어떤 이들은 강정 해군기지가 다 들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라며 “전쟁을 준비하고 전쟁을 위한 기지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큰소리로 세상을 향해 평화가 전쟁 준비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우일 이사장은 “전쟁을 긍정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전쟁은 언제든지 일어 날 수 있다”며 “평화센터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간 공동체를 말살해도 된다는 비이성적이고 야만적인 세력과 싸워 참 평화를 배우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평화의 전초기지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는 1975년 5월 박정희 유신정권의 긴급조치 9호 발동 후 유신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3.1민주구국선언에 참여했던 문정현신부가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법률에 의해 무죄판결 배상금으로 전국 6800여명의 20억 원 후원금을 모아 마련했다.

지난 2013년 10월 26일 대지를 매입한 뒤 2014년 9월 29일 기공식을 거쳐 2015년 6월 말 공사를 완료했다.

 

지난 8월 12일에는 창립총회를 열고 강우일 천주교제주교구장을 초대 이사장으로 선출하고, 고병수 천주교제주교구 복음화 실장은 센터장을 맡아 센터를 이끌어 나가게 된다.

총면적 747.93㎡에 5층 규모로 2층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관련 전시물이 있고, 3층에는 4.3과 강정마을과 관련된 제주 역사관이 마련됐다. 평화센터는 작품전시와 문화행사, 평화 활동가 양성, 평화 교육 국내 외 평화단체와 연대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한편 개관 기념행사로 지난 1일부터 오는 20일까지 홍진숙·홍보람 작가의 개관기념 초대전 ‘고요’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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