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불편한 뉴스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정부는 해방이 아닌, 광복 70년을 강조하고 있죠. 해방이든 광복이든 차치하고, 8월은 어찌됐던 일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달입니다.

지난주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권철씨가 제주목관아에서 야스쿠니를 고발하는 사진전을 열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질 않았죠.

제가 야스쿠니 신사를 가봐서 아는데요, 신사내에 일본 군국을 상징하는 박물관이 들어서 있습니다. 그 박물관은 일제의 만행이 아니라, 일제의 화려한 군사시절을 회상하도록 만드는 그런 박물관이죠. 기자는 그 현장을 봤을 때 참담함을 지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저와 달리 다시 군국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을 가졌겠지만.

제가 야스쿠니에서 가진 기억들처럼 분명 권철 작가도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그래서 다큐 형식의 사진전을 열려고 했을 겁니다. 더욱이 8월이라서 그렇잖아요.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일본의 군국화 물결은 더 거세지고 있죠. 반성은 없습니다. 전 일본 총리인 하토야마 유키오씨가 광복 70주년을 앞둔 지난 12일 서대문형무소를 찾았다는 뉴스도 봤습니다. 우리 독립투사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를 했다죠. 전 총리는 사죄를 하고, 현 총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전 총리가 아니란 사실이죠. 지금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지금’을 말하겠습니다. 8월은 아픈 기억을 간직한 달입니다. 광복절이라는 경축일이 끼어 있긴 하지만 8월은 일제강점기가 우선 생각날 수밖에 없죠. 일제로부터 비록 해방을 맞았으나 광복 70주년이라고 달라진 건 없다고 봅니다.

특히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등의 홈페이지는 우리로서는 민감한 사안을 홍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한번 영사관 홈페이지(www.jeju.kr.emb-japan.go.jp)를 들어가 보세요. 독도를 일본 땅으로 알리는 ‘다케시마’ 배너와 동해가 아닌 일본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일본의 영토’ 배너 등이 마치 일본 일장기인 히노마루를 흔드는 것 같습니다.

‘다케시마’와 ‘일본의 영토’ 배너를 클릭하면 곧바로 일본 외무성 한국어판으로 연결됩니다. 거기에서 뭐라고 하는 줄 아십니까? 다케시마, 즉 독도를 일본국 고유의 영토라고 못박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불법 점거를 하고 있다네요. 우리 땅인 독도에 우리나라 사람이 가있는 것에 대해서 법적인 정당성이 없다고 우깁니다.

8월이고 해서 우연찮게 홈페이지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좋질 않네요. 총영사관 관계자에게 왜 그런 배너를 달았냐고 물었더니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잘 모르더라고요. 그러면서 “일본정부에서 움직이면 따라가는 것”이라는 답변을 하더군요.

8월, 참 씁쓸합니다. 총영사관이라면 자국(일본인)의 시민을 지키는 일을 하는 건 분명하지만, 현지의 제주인과도 소통하는 노력이 있어야겠지요.

총영사관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본어 말하기 대회 등을 열고, 거기에서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골라 일본으로 초청하는 일들은 많이 하더군요. 총영사관은 또 일본 알리기도 많이 합니다. 그러나 현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일은 말아야 하겠죠. 한쪽에서는 친일을 만들고, 한쪽에서는 반한을 해서는 안되겠죠. 최소한 대한민국이라는 제주도 땅에 있는만큼만은요. 이상, 8월의 불편한 뉴스를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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