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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정원에서 마시는 차 한 잔'
'한적한 정원에서 마시는 차 한 잔'
  • 조형근 기자
  • 승인 2005.04.13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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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제대입구 갤러리하우스

시청에서 제주대학교를 향하다보면 제주대학사거리 정류소 앞에 ‘갤러리하우스’라는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간판을 따라 들어가면 눈앞에 화사한 정원이 나타난다.

정원은 각양각색의 나무와 연못, 넓은 잔디밭에 놓인 테이블이 어우러져 한적한 풍광을 연출했다.

제주시 아라1동(제주대도로 입구)에 위치한 갤러리하우스의 정원은 이렇듯 멋스럽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주인인 김화종 창작과비평 영인본간행회 회장이 직접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70여종의 나무가 심어져 있는 까닭이다.

그 중 제주에 없는 나무가 60여종으로 미선나무(천연기념물 147호), 금목서, 금송 등의 나무도 있었는데, 김 회장은 이십여 년 간 정원을 가꿨다고 말했다.

잔디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오래된 듯 고풍스런 집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집 안에는 김회장이 수십 년간 모은 그림과 돌, 서화 등이 전시돼 있었다.

그중 박윤호 화백의 설악산 주전골을 소재로 한 그림(유화, 500호)과 작고한 이승민 화백의 ‘철마(300호)’등 대형작품이 먼저 시선을 잡았다.

이외에도 고당 이현찬스님의 용 8폭 병풍과 서화들이 실내를 장식했다.

뿐만 아니라 작은 방에 따로 전시돼있는 200여점의 수석도 눈길을 끌었다.

실내에는 테이블을 놓아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었는데, 김 회장은 “대학 근처에 간단히 차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이곳을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그러나 “내가 대학을 다닐 때에는 학교 근처에 사랑방이 있어 차도 마시고 토론도 많이 했는데 요즘 학생들은 그러지 않는다”며 서운해 했다.

그러면서 “따로 건물을 지어 내가 수집한 작품들을 상설전시하고, 역시 가지고 있는 책을 자유로이 열람할 수 있도록 도서관을 만들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쉼터를 만들고자 하는 의욕을 보였다.

아직 갤러리하우스가 제 모습을 갖추고 있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귀한 작품들과 다양한 수석을 감상하고, 한적한 정원 테이블에 앉아 차 한 잔 마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좀 더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갤러리하우스가 앞으로 멋진 문화공간으로 변모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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