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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경찰청장 오니 기사 내려달라” 호들갑
“3년만에 경찰청장 오니 기사 내려달라” 호들갑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5.05.28 0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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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여성 성추행 관련 기사에 대응하는 제주경찰
112 초기대응 제대로 하지 못하고선 언론 편집권 ‘거들먹’
 

강신명 경찰청장 방문 시점에 제주경찰의 뭇매 소식이 나가자 제주지방경찰청이 기사를 내려달라며 언론의 편집권을 침해해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오전 제주지방청은 취임 후 처음으로 제주를 방문하는 강신명 경찰청장 맞이로 분주하면서도 본지 기사 때문에 곤혹스러움을 내비쳤다.

지난 14일 오전 12시 54분쯤 제주시 이도2동 인근 도로에서 한 여성이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지만 경찰의 늦장 출동으로 태연히 걸어서 도망간 범인을 놓칠 뻔해 도착 시간 단축을 위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기사 때문이다.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전국 112 평균 도착시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제주청 112 도착 시간은 5분 55초로 전국 16개 지방청 가운데 가장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청은 2분 47초, 부산청은 2분 49초로 출동 시간이 가장 빠르다.

112 상황실은 피해자의 상황과 사건의 위험도를 파악해 현장으로 신속하게 순찰대를 출동시켜야 한다.

그러나 당일 발생한 사건은 제주시내 중심가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으로 초기 대응이 중요했음에도 경찰은 신속하지 못한 출동으로 피해자를 자칫 2차 피해의 위험에까지 놓이게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건을 제주경찰이 해당 언론사의 기사를 내리게끔 해 은폐하려 했다는 점이다. 제주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언론의 보도를 윗선의 방문 준비로 미처 대처 못한 ‘실수’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또 제주청 홍보직원은 112 상황실에서 ‘언론보도 예상보고’ 문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격분하며 담당직원을 훈계하는 한편 “해당 기사를 내려달라, 포털에서 기사가 검색이 안 되도록 기사를 지워라”는 식으로 기자를 몰아세우기도 했다.

특히 이날 강신명 경찰청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관광치안을 잘 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제주를 찾았다”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흔적을 없애려는 제주경찰은 치안을 강조한 청장의 의지가 아직 전달되지 않은 듯 보인다.

지난 3월 실시한 체감안전도 조사에서 제주도민들이 제주경찰에 대해 느끼는 체감 안전도는 100점 만점에 61.9점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최근 잇따른 강력범죄 증가와 외국인 무질서 행위 발생 등 도민들이 치안안전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을 때 경찰청장이 알아야 할 기사는 어떤 것이었을까.

불과 몇 시간 제주에 머무르는 경찰청장을 위해 수백만 원을 들여 포돌이 인형 캐릭터를 제작하는 제주경찰.

지난 1월 제주시 도남동에서 발생한 영아유기 사건은 아직 미제사건으로 남았음에도 올해 제주의 미제사건이 0건이라 경찰청장 앞에서 거짓 자랑을 내보이는 것보다 미연에 사건을 예방할 수 있도록 지방청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적극 알리고 중앙차원의 협조를 구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겠다.

<오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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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나라 2015-05-28 11:00:53
홍보담당자가 아니라 제주지방경찰청장 사과를 받아야겠네...일개 홍보담당 직원이 언론을 대하는 인식과 철학이 딱 그만큼인데 어떻게 홍보와 언론을 담당한다는 것인지...해당 발언을 내뱉은 홍보담당 직원을 경질시키거나 전출시키는게 적당하다고 생각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