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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도착하세요?” 제주경찰, 성범죄 현장 ‘늦장 출동’ 뭇매
“언제 도착하세요?” 제주경찰, 성범죄 현장 ‘늦장 출동’ 뭇매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5.05.27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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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제주청 112 평균 도착시간 ‘5분 55초’, ‘전국 꼴찌’…개선책 마련 요구

제주경찰이 성범죄 사고 현장에 신고 접수 후 10분이나 지나서 도착한 것이 알려지면서 출동시간 단축을 위한 개선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12시 54분쯤 제주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는 제주시 이도2동 인근 도로에서 A씨(26·여)가 B씨(25)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건이 접수됐다.

그러나 A씨가 출동한 제주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 경찰관들과 만난 것은 10여 분간 길가에서 홀로 불안에 떨고 난 뒤였다. 심지어 출동한 경찰보다 지인이 먼저 도착해 A씨를 진정시키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피해자에게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출동한 남문지구대는 사고지점에서 불과 5분여 거리에 위치해 있다. 전국의 112 평균 도착시간이 3~4분인 점에 미뤘을 때 성범죄라는 위험도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늦장 출동으로 초기대응이 중요한 성범죄에서 피해자가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제주청 112 평균 도착시간은 5분 55초로 전국 16개 지방청 가운데 가장 늦은 것으로 나타나 ‘신속성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출동 시간이 가장 빠른 대구청은 2분 47초, 부산청은 2분 49초의 도착 시간을 보였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은 “다른 사건 처리 등 업무가 바빠서 어쩔 수 없었다”면서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하며 A씨에게 이해를 구하고 사과했다.

A씨는 “경찰들이 늦어지자 마냥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잘하는 건지 아니면 범인이 멀리 도망가기 전에 직접 범인을 찾고 있어야 했는지 판단이 안서서 불안했다”며 “그땐 꼭 골든타임을 놓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행히도 당일 성추행 용의자를 추적 끝에 시청 인근에서 발견하고 지방청 성폭력수사대에 인계, 피해자는 한라병원 해바라기센터까지 이동시키면서 사건은 일단락 됐다.

그러나 최근 제주도내 강력범죄가 잇따르며 도민의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경찰의 현장 도착 시간 단축은 국민의 안전 담보는 물론 사건을 조기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물리적인 제약 때문이라는 변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112 현장 출동 시간 단축을 위한 지방청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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