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숲 읽어주는 여자’ 이지영씨, “제주포럼 스타 됐네”
‘숲 읽어주는 여자’ 이지영씨, “제주포럼 스타 됐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5.05.22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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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문화세션에서 곶자왈 숲 해설가 된 사연 소개로 ‘곶자왈 전도사’ 역할
‘곶자왈 환상숲 해설가’로 자신을 소개한 이지영씨가 제10회 제주포럼 문화 세션에서 곶자왈 숲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22일 막을 내린 제10회 제주포럼 문화 세션에서 방청객들은 물론 패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은 이가 있었다.

‘곶자왈 환상숲 해설가’로 자신을 소개한 이지영씨다.

‘공부 열심히 해서 절대로 농부는 되지 않겠다’던 자신이 서울에서 잘 나가는 연구원 생활을 접고 ‘흙 냄새가 간절하고 제주의 하늘이 그리워서’ 10년만에 제주로 돌아와 아빠와 함께 처음 한 일이 곶자왈 걷기였다고 소개한 이씨의 사연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제주 지역 언론에 이미 ‘곶자왈 환상숲’ 이야기로 여러 차례 소개된 적이 있었지만, 이씨의 사연은 이날 문화 세션에 패널로 참석한 작가들과 건축계 인사들이 그의 얘기를 수차례 거론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난개발로 무너져가는 제주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고자 직접 곶자왈 숲 해설가로 뛰어든 그의 얘기가 패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그저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 그러니까 자신을 위해 숲을 방문합니다. 돌 위에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버티며 살아가는 나무 한 그루의 이야기도 알지 못한 채 그저 쓰레기만 남겨놓고 돌아가는 거죠”

제주포럼의 가장 큰 무대에서 조곤조곤 속삭이듯 이어져 간 이씨의 각별한 곶자왈 숲에 대한 애정이 담긴 얘기는 듣는 사람들을 모두 곶자왈 숲으로 이끌고 가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저도 곶자왈을 공부하고 나서야 개발되고 파괴되는 땅을 보며 눈물을 흘릴 줄 알게 되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행동할 수 있더라고요. 곶자왈이 왜 소중한지 말해주지 않으면 모르겠구나. 그렇게 ‘숲 읽어주는 여자’가 되길 자청했습니다”

곶자왈 숲의 무한한 매력을 알리기 위해 제주포럼의 무대에 선 이지영씨. 그의 무대는 모두에게 제주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도록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지영씨가 소개한 300년 후 후손에게 쓴 한 아이의 편지.

다음은 이씨가 진행하는 곶자왈 숲 교육에 참여했던 한 아이가 300년 후의 후손에게 남긴 편지 내용이다.

“안녕. 난 300년 전 너의 증증증신조 왕할머니란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2013년 6월 14일 제주도는 곶자왈이라는 숲이 있단다. 근데 지금 지금 제주도에는 곶자왈이 6%밖에 없어. 왜냐 하면 중국인 미국인들이 곶자왈을 사들여서 다 골프장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야. 물론 한국 사람도 있지만…. 곶자왈은 세계 자연적 가치가 높은 곳인데 이곳을 하루 아침에 없애버리려는 나쁜 사람들을 너가 잘 막아줄 수 있겠니? 왜냐 하면 되돌리려면 천만년이 걸리니까. 300년 후 나의 증증증신조 손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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