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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를 아프게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놔두세요”
“제주바다를 아프게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놔두세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4.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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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공유수면 조간대에 데크 등의 시설을 왜 하려하나
대정읍 신도리에서 바라본 제주바다.

해녀를 ‘제주의 어머니’라고 부르죠. 왜 그럴까요. 제주바다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죠. 어머니라고 부를 때 그 바다는 ‘풍요’의 개념으로 설명을 해야겠고요, 그렇지 않고 어머니가 아닌 자식의 입장에서 바다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답을 드린다면 어머니인 바다를 바라보는 자식에겐 바닷가가 놀이터입니다. 어머니, 아니 엄마와 다정하게 손을 잡고 놀기도 하고, 바다에 들어간 엄마를 기다리는 그런 곳이죠. 바닷가는 놀이터이면서 좀 더 확장하면 곧 삶입니다.

만일 그런 놀이터를 변경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화나겠죠. 정말, 화날 일이죠.

제주특별자치도가 공유수면 조간대와 연안 특징형상물을 조사한다고 하는군요. 제주도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멋진 곳을 더 멋지게’ 한답니다. 어떻게요? 전망대와 데크, 포토존 등의 시설을 하겠다네요. 한 두 곳도 아니고요. 제주바다를 한바퀴 빙~ 둘러가면서요.

제주도는 이달말까지 바닷가 전체에 대한 조사를 벌인다고 합니다. 신산리와 신도리는 다녀왔답니다. 외도 일대도 조사를 했다고 하고요. 그래서 기자가 물었죠. “이달말까지는 1주일도 남지 않았는데요?” 그랬더니 “행정시 도움도 받고 있습니다”는 답을 하는군요.

제주도에서 열심히 일을 하겠다는 건 인정을 합니다. 그런데 왜 바닷가를 계속 귀찮게 하려 하느냐는 겁니다. 제주바다는 그야말로 수난입니다. 공유수면을 마구잡이로 매립을 하다못해, 파괴되는 현장을 보고 있잖아요. 사라지는 조간대는 하나 둘이 아닙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제주도는 공유수면 조간대와 연안의 특징형상물을 조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태공원과 전망대, 데크시설, 포토존 등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언뜻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자칫 제주 연안바다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왜 인지하지 못하나요.

공유수면은 한 번 손을 대면 계속 파괴로 이어집니다. 법에는 공유수면에서 흙을 채취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사용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으나 그게 제대로 되고 있나요?

관광객들이 늘어난다고, 늘어나는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겠다고 공유수면에 아픔을 가하지 말아달라는 겁니다. 더 이상 제주바다를 아프게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놔두면 안될까요? 간곡한 부탁입니다.

이젠 제주바다를 지키는 어머니를 뵐 날이 많지 않고, 이젠 그 바다를 아들·딸이 지켜야 할텐데 파괴된 바닷가만 멍~하게 바라볼 순 없잖아요.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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