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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로 늘어난 제주도의회 도정질문, 성과는 “글쎄”
사흘로 늘어난 제주도의회 도정질문, 성과는 “글쎄”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5.04.22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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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도정 정책 변화 이끌어내는 데 실패 … 중복 질의 등 여전
 

지난해까지 이틀간 일정으로 진행되던 도정질문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데 이어 20일 교육행정질문을 끝으로 올해 상반기 도정질문과 교육행정질문이 모두 마무리됐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인 지방자치의회 의원들에게 도정질문은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정책 비전과 철학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제주도정에 새로운 정책 제안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정사무감사와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의원들로서는 자신의 정치적 역량과 자질을 도민들 앞에 유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판단하자면 소수 몇 명의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의원들의 도정질문 준비가 소홀했던 것 아닌가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어떤 의원은 너무 많은 질문을 준비해놓고 정작 지사의 답변은 제대로 듣지도 않은 채 자신의 논리만 일방적으로 전개, 도정질문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아쉬웠다.

반면 원희룡 지사는 전임 도백들이 뜨뜻미지근한 답변과 변명으로 일관했던 도정질문 때 모습과 달리 자신있게 수용 가능한 부분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피력함으로써 도정의 정책 방향을 도민들에게 알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도정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는 도정질문의 취지에 맞기는 했지만, 도정질문에 나선 의원들이 대부분 원 지사의 페이스에 끌려다닌 셈이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동료 의원이 앞서 질문한 내용을 중복 질의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았다. 더구나 한 의원은 뜬금없이 지난 16일 도정질문에서 본회의장에 출석해 있지도 않은 교육감을 비판하는 발언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이 의원이 도정질문에서 교육감을 직접 겨냥해 지적한 것과 똑같은 내용이 4일이 지난 20일 다른 의원의 교육행정질문에서 반복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미디어제주>가 해당 질문 내용이 중복된 배경을 확인한 결과, 애초 교육행정질문에서 교육감을 상대로 질의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작성한 의원이 교육의원인 동료 의원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이 교육의원이 도정질문 때 교육감도 없는 자리에서 먼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의원이 자문을 구한 질문 내용을 마치 자신이 준비한 것처럼 먼저 ‘새치기’를 한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다만 거의 새롭게 제기된 이슈가 거의 없었던 이번 도정질문에서 몇가지 구체적인 문제를 제대로 짚어내거나, 한 가지 주제만을 가지고 원 지사와 일문일답 형식으로 토론을 벌인 다른 의원의 사례 등 상대적으로 훨씬 돋보이는 의원들도 있었다.

도정질문에 나서는 의원들 각자가 입법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적어도 도정질문에서는 사전에 상임위 또는 정당별로 논의를 거쳐 질문 역할을 분담하고 각자 나름대로의 전문 분야를 찾는 등 치밀한 연구와 준비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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