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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 정원은 한정됐는데 중학교만 더 만들겠다면 어떡해”
“고입 정원은 한정됐는데 중학교만 더 만들겠다면 어떡해”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4.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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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제주시 서부지역 중학교 신설 필요성 담은 용역을 보며
한국자치경제연구원, 용역 중간보고 결과 “중학교 신설 필요 66.3%”

제주시는 중학교가 시끄럽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고입’이라는 열풍 때문이다.

2014학년도인 경우 제주시 일반고에 지원한 학생 가운데 192명이 탈락했다. 사실 제주시내 일반고 정원은 제주시 동지역 중학생의 학생수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2015학년도 제주시내 일반고 정원은 3154명이며, 중학교 3학년은 이보다 훨씬 많은 5226명에 달했다. 때문에 많은 수의 학생들은 읍면 지역에 있는 학교에 지원을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고교체제 개편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며, 그에 대한 답을 찾는 중이다.

제주도교육청이 고교체제 개편과 관련해 어떤 답을 내놓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이런 와중에 제주시내 서부지역에 중학교를 설립하는 과제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연구 용역 단계여서 서부지역 중학교 설립에 대한 입장이 정해진 건 아니다. 그럼에도 걱정이 되는 이유는 중학교 설립 문제는 고교체제 개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제주시내에 또다른 중학교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학생수를 나눠가질 수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제주시 서부지역 읍면의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로 몰려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면 읍면지역 학교의 약화는 물론, 제주시 동지역 일반고에 들어가지 못하는 중학생의 비율은 더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신중해야 한다. 서부지역 중학교 설립 연구와 관련해서는 재단법인 한국자치경제연구원이 용역을 맡아 진행중이며, 최근 중간보고서를 내놓았다.

한국자치경제연구원이 진행하고 있는 용역 가운데 학부모를 대상으로 '서부지역 중학교 신설 필요성'을 물은 질문에 대한 결과.

중간보고서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담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이들은 초등학생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둔 학부모였다. 이들에게 서부지역 중학교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더니 66.3%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설문결과만 놓고 본다면 중학교 신설에 힘이 실리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용역은 뭔가 빠진 느낌이다. 중학교를 신설했을 경우 고교 문제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 당장 중학교만 만들어진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더 큰 걸림돌인 고입문제가 놓여 있는데 용역은 그걸 간과하고 있다.

제주시 동지역의 개발로 인구 유입이 가파르다.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서 동지역의 중학교도 덩달아 늘고 있다. 2013년 노형중 개교, 올해는 오름중학교가 문을 열었다. 그러나 고교 신설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그러기에 제주시 동지역 중학교를 나오더라도 인근에 있는 동지역 고교에 들어가지 못하고 읍면지역으로 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중학교를 만들겠다고 한다. 그런 논리보다는 고교체제 개편과 어떻게 맞물려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더 시급하다.

한편 이번 용역과 관련된 공청회는 오는 17일 오후 2시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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