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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마주한 손 “애들에게 증오를 가르칠 수 없다”
함께 마주한 손 “애들에게 증오를 가르칠 수 없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3.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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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 4.3평화인권 교육 간담회…유족회와 경우회 등 참석
18일 미래컨벤션센터에서 열린 4.3평화인권교육 간담회. 이날 4.3유족회와 경우회 임원 등이 함께 참석했다.

4.3유족회와 경우회가 학생들의 4.3평화인권 교육을 위해 마주했다.

18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마련한 ‘통합과 상생의 4.3평화·인권 교육 활동을 위한 간담회’ 자리였다.

이날 간담회 자리는 4.3의 아픔보다는 4.3을 딛고 평화를 향해 나가자는데 공감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평화의 가치, 사람의 소중함, 함께 살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려 한다. 이런 교육을 통해 제주의 아이들을 동북아시아 평화를 주도하는 국제적 인재로 만들고 싶다”며 4.3교육의 가치를 설명했다.

정문연 4.3유족회장은 “이런 자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제주사회 전체가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창하 재향경우회장은 “4.3은 제주사람이면 너나 할 것 없이 회피할 수 없는 처참한 일이다. 유족회와 경우회는 앙숙의 마음으로 살았다. 이념의 잣대가 아닌, 시대가 낳은 비극의 역사로 인해 모두가 피해를 입었다. 서로 위로하는 상생의 길로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조훈 제주도교육청 4.3평화교육위원회 위원장은 ‘물’과 ‘기름’을 비유하며 유족회와 경우회가 만난 자리를 반겼다.

양조훈 위원장은 “4.3평화교육은 밝게 하려 한다. 아픔도 있지만 반세기의 아픈 역사를 딛고 화해하는 과정이 새로운 역사이다. 불행했던 역사는 기초만 가르치고, 어떻게 딛고 회복했는지, 어떻게 세계평화의 섬을 만들었지를 가르치려 한다. 교재도 자극적이지 않고, 학생들에게는 충격을 주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현창하 경우회장이 “이념 측면에 치우치거나 피해 위주로만 얘기되면 갈등보다 다른 측면이 야기될 수 있다. 조심스레 접근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양조훈 위원장은 현창하 회장의 주문에 “학생을 대상으로 한 4.3평화인권교육은 기초적인 것만 하게 된다. 불행한 역사를 도민들이 딛고 일어서서 어떻게 지금의 화해·상생으로 왔는지를 이야기하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4.3유족회의 오정희 부녀회장는 일부 우익인사들의 행동을 자제하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오정희 부녀회장은 “몇 안되는 우익인사들이 평화공원 위패중 일부가 폭도라고 주장하고 폭도공원이라고 하며 미움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4.3 토론회에서 모 교수는 유족 전체를 모독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행동들이 이어지면 통합과 상생 교육을 할 수 없다. 경우회 지도자들이 이런 발언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서로 인정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증오를 가르칠 수는 없다. 어떻게 도민들이 잘 어우러지는가를 잘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4.3평화인권 교육의 흐름을 재차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는 명예교사 추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4.3 관련 프로그램 강화 등의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올해부터 4.3평화인권교육을 강화, 학교급별 교육자료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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