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3 18:27 (화)
“원도심은 젊은층도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원도심은 젊은층도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3.01 10: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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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작품전 구상하는 청년작가 4인방 김수환·고주승·송재봉·강세라씨
원도심의 기억을 지켜낼 작품전을 열겠다는 청년 작가들. 왼쪽부터 고주승, 송재봉, 김수환, 강세라씨.

오래된 느낌을 도심에서 찾으려면? 당연히 원도심을 꺼내게 된다. 그러나 오래된 느낌이라는 이유로 원도심의 대표문화인 건축물은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원도심에 있던 건축물이 사라지는 건 기억의 상실과도 같다.

그래서 원도심의 중요성을 꺼낸다. 정부 차원에서도 ‘원도심 재생’을 화두로 내걸고 있고, 각 지자체들은 앞 다퉈 도심 재생 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심 재생은 현재 살아 있는 이들의 기억이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하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도심 재생이 그런지는 의문이다.

늘 기억의 상실에 떨어야 하는 원도심. 이같은 원도심에 청년 작가들이 그들의 아이디어를 한 데 모아 기억을 지키는데 불사르겠다고 모여 관심이 끌린다. 청년 작가들은 현재 제주대 3학년들이다. 제주대 미술학과 조소전공인 김수환·고주승·송재봉씨, 독일학과 강세라씨 등이다. 이들이 원도심에 있는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사무실에 모여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이들은 설치미술 등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익히 알려왔다. 그런데 갑자기 원도심에 꽂혔다. 왜 그랬을까. 그들의 말을 빌리면 잊혀갈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원도심은 그 도시의 역사와 미술이 담긴 곳입니다. 하지만 잊혀져가는 곳이기도 하죠. 균형없는 발전이 되면서 자칫 할렘이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어요.”

이들은 5월중 원도심에서 그들의 작품을 통해 원도심의 가치를 되살려낼 계획이다. 제주도 독립출판책방인 '라이킷'에서 작품전을 열게 된다.

원도심에 위치한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사무실에서 5월에 있을 자신들의 작품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청년작가들.

고주승씨는 ‘2015-1970’이라는 작품을 기획중이다. 채색하듯 영상을 만들어 필름이 돌아가듯 현재부터 과거를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송재봉씨는 ‘눈 감고 보세요’라는 작품을 내걸 계획이다. 10대와 20대의 감고 있는 눈을 통해 예전의 기억과 현재의 원도심을 생각해보라는 의미이다.

강세라씨는 원도심의 거리를 내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람들이 직접 발을 디딘 발자국을 생산해내, 기억이 깔린 원도심을 드러낸다.

김수환씨는 테이프가 화두이다. 테이프는 끊어진 것을 이어붙이는 복원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힘이 있다. 원도심의 중요한 장소에 테이프를 붙이는 퍼포먼스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이를 형상화시킨 작품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고주승씨는 원도심에 대한 기억은 ‘쇼핑’뿐이다. 그럼에도 그에겐 원도심은 기억의 잔존이다. “볼거리가 많아야 원도심에 모인다고 봐요. 우리들이 구상하는 작품전은 ‘따분한 축제’일지 모르지만 뭔가 색다르게 보여주고 싶어요.”

‘테이프’를 강조하는 김수환씨는 부모의 기억에 원도심에 있단다. “원도심은 부모님 세대의 추억이 담긴 곳이죠. 부모님들은 옛 기억을 떠올리며 원도심을 들르곤 해요. 이젠 원도심을 젊은층도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성장시켜야죠.”

청년 작가 4인방은 어른들의 추억을 이어받을 이들은 바로 자신들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이런 기획을 준비하고 있고, 원도심의 기억을 간직하면서 젊은이들이 찾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욕을 불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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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전시 2015-03-02 00:05:27
원도심이 이제 제대로 꿈틀거리는군요. 20대 청년들이 원도심을 주제로 이런 작품전을 연다는 소식은 처음이 아닌가 합니다. 이 청년들의 부모세대 추억의 공간을 자신들의 눈으로 해석해낸 작품들 정말 기대됩니다. 꼭 보러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