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어둠 속 대집행 강행 … 14시간여 만에 종료”
“위험천만 어둠 속 대집행 강행 … 14시간여 만에 종료”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5.01.3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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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경찰에 강정마을 무참히 짓밟혀 … 부상자 속출, 24명 연행

강정주민들의 울부짖음을 몰라주듯 하늘은 맑기도 맑았다.

31일 국방부가 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항관광미항) 군 관사 부지 앞에 설치된 농성 천막을 철거하기 위해 단행한 행정대집행에서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는 없고 폭언과 몸싸움, 부상자 등 상처들만 남루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장작 14시간여 동안 강정마을과 마을 주민들에게 폭격을 가했다.

 

사이렌 소리가 울리며 일출시간에 맞춰 진행된 대집행에서 해군은 용역 직원 100여명과 대구 1기동대 100여명, 광주기동대 80여명, 광주여경제대 30명 등 총 1000여명을 투입해 주민들이 설치한 천막과 소형버스, 망루 등을 철거하기 위한 대대적인 작전을 펼쳤다.

김희석 해군 소령은 “무단으로 설치된 불법 농성천막과 시설물 등을 안전하게 철거할 수 있도록 협조 부탁 한다”고 통지서를 읽으면서 작전의 시작을 알렸다.

해군이 별도로 고용한 거대 몸집을 가진 거구의 용역들은 온 몸으로 강제 철거작업을 막기 위해 맞서고 있는 해군기지 반대활동가 및 주민들을 두 손으로 밀치고 끌어 나르며 앞으로 전진 했다.

강제 철거 과정 중 군 용역들은 집회자들과의 격렬한 몸싸움으로 인해 부상자가 속출하자 대집행을 이어 나가지 못하고 후퇴와 진입을 반복하며 오랜 시간 대치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또 조경철 마을회장 등 6명은 망루 위에서 대치하고, 나머지 집회자들은 입구 주변에서 ‘해군관사, 결사반대’를 연신 외치며 인간 띠를 이루고 군·경찰과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망루 꼭대기에서의 대치 상황은 아찔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조 회장은 경찰에 의해 끌려 나가지 않기 위해 온몸을 쇠사슬로 묶고, 양지호 민주노총 제주본부 본부장은 투신하겠다며 망루 끝에서 대치하는 등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주민들은 “주민이 원치 않으면 마을에 군 관사를 짓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왜 약속을 어기냐”면서 “반인간적인 행위”라고 군을 비난하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강정마을을 찾았다. 대치상황에서 인권침해 여부를 살피고 심각한 충돌과정에서 군 용역들과 경찰들에게 “멈춰라, 기다려라”고 말하며 제지했다. 그러나 쓰러져가는 주민들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철조망과 주변 시설물, 농성천막 등의 철거가 완료되자 철거 작업은 속도를 내기 시작해 망루와 소형버스, 그 주변에 군이 설치한 펜스만이 남겨져 있는 상태다.

오후 7시 45분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이 현장을 방문, 강월진 서귀포경찰서장과 1시간가량의 면담 후 버스 위로 직접 올라가 마을 주민들에게 “평화적으로 사태를 해결하자”고 망루 위에서 내려오도록 설득하면서 장작 14시간여의 대치 상황은 종료됐다.

 
 

결국 이날 여러 차례 대치 상황과 충돌로 주민과 경찰 등 총 4명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또 양윤모 영화평론가, 조경철 마을회장, 고권일 마을회부회장, 최용범 마을부회장, 홍리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이동철 신부 등 모두 24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이번 충돌은 지난 2013년 5월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천막 농성장 행정대집행 이후 약 1년 8개월 만이며, 해군은 해당부지에 6400㎡에 72세대 규모의 해군 관사를 건설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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