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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 투자진흥지구 지정해줬더니 자금만 외부로 ‘솔솔’
부영, 투자진흥지구 지정해줬더니 자금만 외부로 ‘솔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1.2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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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지구지정 이후 ㈜부영, 부영주택으로부터 1200억원 차입
“부영호텔 개관 하지 않고 자금만 지주회사로 들어간다” 지적
부영주택이 투자진흥지구로 지정을 받은 이후 12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지주회사인 부영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중문에 있는 부영호텔.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를 얘기할 때마다 떠오르는 기업이 있다. 바로 ㈜부영이다. 재계 28위 중견기업인 부영은 지난 2012년을 뜨겁게 달군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보존 논리에 귀를 막았다. 2013년 3월엔 아예 이 건물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숱한 논란이 있었다. 특히 부영의 추진 사업이 제주투자진흥지구에 대거 포함, 특혜 지적을 불렀다.

부영은 지난 2012년 부영호텔(옛 앵커호텔)을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을 받는 걸 시작으로 그 해 부영리조트도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을 받는다. 이듬해인 2013년 2월엔 부영호텔2·3·4·5와 부영랜드, 부영청소년수련원 등을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추가 지정을 받는다. 부영과 관련된 투자진흥지구 지정만도 5건에 달한다.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 각종 혜택이 돌아간다. 우선 국세 감면 혜택이 크다. 국세인 법인세는 3년간 면제되며 2년간 50%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토지 취득에 따른 취득세와 지방교육세도 면제된다. <미디어제주>는 보도(2013년 1월 22일자)를 통해 이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각종 면제 혜택을 포함하면 5건에 대한 조세 감면 혜택은 1800억원에 달한다는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부영이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서 부영 내부에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 부영주택 등에서 지주회사인 부영으로 자금이 대거 흘러들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은 대규모 내부거래는 공시를 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들여다보면 부영측의 내부거래를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부영이 계열사인 부영주택 등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12년부터이다. 2012년엔 부영주택에서 단 한 차례 61억3100만원을 차입했으나, 2013년부터 늘기 시작한다.

2013년엔 모두 4차례 260억4900만원의 단기차입금을 부영주택으로부터 빌렸다.

지난해는 더욱 늘어났다. 단기차입금 9차례 742억원과 만기연장 등을 포함, 모두 13차례에 걸쳐 1011억4900만원을 빌렸다. 지난해는 2건을 제외한 11건이 모두 부영주택에서 자금을 빌린 것으로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부영의 자금차입 현황.

부영은 2012년 지난해까지 부영주택으로부터 16차례에 걸쳐 1203억2900만원을 차입한 셈이 된다.

부영의 자금차입은 지주회사가 계열사에 돈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지주회사인 부영이 계열사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빌리는 것이어서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가뜩이나 지주회사인 부영측에 대규모 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은 부영주택이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서 막대한 세금 혜택을 본 이후라는 점이다.

부영은 왜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할까. 부영이 한 해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외부로부터 끌어들이는 건 부영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다.

또한 거꾸로 얘기하면 부영주택이 제주투지진흥지구로 지정되면서 많은 혜택을 받았고,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수익이 많이 생겼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부영주택은 지난해 7월 부영호텔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고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호텔은 개관을 생각지도 않고, 자금만 지주회사로 빼돌리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혹만 커지고 있다. 부영은 대체 왜 그럴까. 부영에 대한 궁금증만 커지고 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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