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계획하다
계획을 계획하다
  • 홍기확
  • 승인 2015.01.20 11:0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범한 아빠의 특별한 감동] <68>

 내 삶을 바꾼 획기적인 사건을 꼽으라면 다이어리를 쓰게 된 것이다. 외국에서는 보통 플래너(planner)라고 하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다이어리라고 한다.
 고등학교 때에는 다이어리가 뭔지 몰랐다. 대학교 1학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사용하게 됐다. 98년에 입학하고 처음 썼으니 올해로 꼬박 15년째 다이어리를 쓰고 있다.
 다이어리 중 유명한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스티븐 코비 박사가 설립한, 프랭클린 코비사에서 나온 ‘프랭클린 플래너’이다. 나는 2010년부터 계속 이 다이어리를 쓰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무슨 손으로 쓰는 다이어리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이어리는 쓰면 쓸수록 매력이 있다. 얻는 것 또한 많다. 아내 역시 연말에 새해 계획을 세우고 다이어리에 옮겨 놓아 실천하는데, 작년부터는 가계부도 쓰고 있다.
 손으로 무엇을 기록하는 걸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놀라운 변화를 알지 못한다. 계획을 세우면 현실이 되고, 가계부를 쓰면 돈이 모인다. 어떤 결심과 계획도 다이어리에 기록해 놓는다. 쓰고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하면 결심은 강해지고 실천력은 배가 된다.

 내가 대학교 때 다이어리를 쓰는 것을 보고, 나를 따라 쓰기 시작한 아내도 다이어리의 위력을 안다. 아내는 친한 언니의 딸이 중학교에 입학하는 기념으로 다이어리를 사주겠다고 했다.
 며칠전 그 친구와 만나서 예쁜 다이어리를 골라서 선물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친구가 물어봤단다.

 “이모, 왜 다이어리를 써야 해요?”

 아내가 대답했다.

 “다이어리를 쓴다고 해서 모든 계획이 이루어질 수는 없지. 하지만 계획조차 없다면 방향이 잘못되거나 초점을 잃었을 때 돌아올 곳조차 없을 거야. 그런데 새해 결심이나 계획을 다이어리에 써 놨다면 적어도 돌아올 곳은 있겠지?”

 아내가 집에 왔다. 돌아오자마자 쪼르르 달려와서 말한다.

 “당신이 해준 말 그대로 해 줬더니 감동 먹었나봐. 또랑또랑한 눈빛으로 쳐다보더라. 다이어리 사주면 열심히 쓰겠데.”

 2015년 새해도 벌써 보름이 넘게 지나갔다. 하지만 다이어리에 새해 계획을 적기에 결코 늦지 않았다. 새 학기는 3월에 시작하고, 새로운 여름은 6월에 시작된다. 언제 시작해도 늦지 않다. 계획의 시작을 서양 사람들이 정해놓은 새 해, 2015년 1월 1일이 아닌 자신의 생일, 결혼기념일로 해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계획을 계획해야 한다. 지금.

 

<프로필>
2004~2005 : (주)빙그레 근무
2006~2007 : 경기도 파주시 근무
2008~2009 : 경기도 고양시 근무
2010 : 국방부 근무
2010년 8월 : 제주도 정착
2010~현재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근무
수필가(현대문예 등단, 2013년)
현 현대문예 제주작가회 사무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동감 2015-01-22 09:48:38
기록으로 일구어내는 멋진 변화!!! 깊이 동감하며.. 동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