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19:15 (목)
“전국에서 처음 올리브나무 실험·재배…국내 유일 성서식물원”
“전국에서 처음 올리브나무 실험·재배…국내 유일 성서식물원”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5.01.09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농업인의 手多] <33>‘비블리아’ 제주성서식물원·농촌교육농장 이태용·김만임 대표

제주지역 농업이 거듭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이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체험에 이르는 다양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6차 산업은 ‘1차 농·특산물 생산, 2차 제조 또는 가공, 3차 유통·관광·외식·치유·교육을 통해 판매’를 합친 걸 뜻한다. 제주엔 ‘수다뜰’이 있다. 여성들이 모여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가공한 제품을 팔고 있는 ’농가수제품‘의 공동브랜드이다. 그 중심엔 여성 농업인들이 있다. 열심히 손을 움직여야하는 ‘수다’(手多)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농촌교육·체험농장도 6차 산업 실천현장이다. 이들을 만나 제주농업 진화와 미래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전국 유일의 성서식물원과 농촌교육농장 '비블리아'를 운영하고 있는 이태용.김만임 부부목사.

“중문에 여미지 식물원을 처음 만들 때 공채로 제주에 왔어요. 식물원을 조성·관리하면서 종교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기독교적인 관광지 없고, 성서에 나오는 식물을 주제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에 식물원을 만들게 됐죠”

금오름을 낀 한림읍 금악리에서 상명리 쪽으로 가다보면 ‘비블리아’로 안내하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농장에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우선 종교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제주성서식물원·농촌교육농장 비블리아’ 란 간판에서 여느 농촌교육농장과 색다름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이 농장을 운영하는 대표는 이태용(57)·김만임(55) 부부목사이다. 6년전 목사 안수를 받아 현재 어린이·청소년교회인 중문찬양교회에서 목회활동도 하고 있다.

경기도 양평에서 온 이 대표는 삼육대학과 한양대학원을 나와 중문에 있는 여미지 식물원에서 22년 동안 식물관리팀장으로 재직했다. 1986년 제주에 와 1987년 결혼해 중문에서 살았다.

“‘비블리아’(Biblia)는 라틴어로 성경(Bible)란 뜻이죠. 이곳은 성서에 나오는 식물을 테마로 만든 식물원으로, 이스라엘 성지에 가지 않아도 제주에서 성서에 나오는 식물을 보고 느낄 수 있어요. 성서식물원은 우리나라에서 최초이고 올리브나무를 실험 재배하고 있는 것도 유일하다고 봐요”

15년 전에 아들이 불의의 사고 하늘나라에 갔게 됐고, 그 슬픔과 괴로움 등 마음을 치유한 게 식물이어서 특징 있는 식물원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이 대표는 전한다.

‘비블리아’는 2012년 10월9일 문을 열었다. 이 대표가 이곳 땅을 산 건 5년이 지났다. 그 동안 이 대표는 이스라엘에 가서 씨앗 100여 종을 구입해와 15년 넘게 키웠다. 이곳에 심은 식물들을 다른 곳에서 땅을 빌려 키웠다. 이를 옮겨 심고 조성한지 3년 꼬박 걸렸다.

현재 이곳 4000평엔 식물이 1000여종이 자라고 있고, 종교적인 주제로 시설됐다. 성서이야기가 있는 테마공원인 옥외식물원, 온실식물원, 성서이야기 조형물, 농촌교육장, 기도실, 올리브차 카페 등이 있다.

부부는 앞으로 제주를 본격적인 올리브 생산지로 키우고 싶어한다.

# “이스라엘 가지 않아도 성경에 나오는 식물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옥외식물원은 목자의 뜰, 말씀의 동산, 에덴동산, 갈보리언덕, 올리브광장, 허브정원, 반제단 등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성서에 나오는 주요 성서식물과 약용식물. 제주자생식물 등이 있다.

“성서식물원은 이곳이 우리나라에선 처음 만든 곳이라고 알고 있어요.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죠. 이스라엘에 가지 않아도 성경에 나오는 식물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볼 수 있고, 식물을 통해 스토리텔링과 복음을 전하려는 게 저의 바람이죠. 성경에 나오는 식물 100~124종 가운데 100여종이 심어놨어요”

이 농원은 성서식물원이란 특징도 있지만 올리브를 전문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게 가장 눈에 띈다. 이곳 1000평에서 올리브를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실험 재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15년쯤에 농업기술원에서 감귤대체작물로 올리브를 심었는데 추워서 실패했다고 말을 들었어요. 그때부터 올리브에 관심을 갖게 됐고, 연구를 시작했죠. 우리나라에서 올리브 잎차를 마시고 있지만 직접 재배한 건 없어요. 호주(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잎 추출물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올리브에 관한 효능은 매우 다양하다. 잎은 차, 열매는 절임, 기름으로 쓸 수 있다. 피자 빵에 넣어서 먹을 수 있다.

올리브유는 올리브 열매를 압착해서 추출한 기름이다. 식용, 의약품, 비누, 화장품 등을 만든는데 쓴다.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산이 적은 반면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최근 웰빙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무엇보다 올리브 잎에 관한 효능이 놀랄만하다. 올리브 잎은 잎에서 추출액을 뽑아낸다. 그 추출액엔 황산화물질인 ‘올러유러핀’(oleuropein)을 포함한 영양성분 100여 가지가 올리브유의 50갑절 이상 농축돼 있어 건강식품으로 바로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러유러핀’은 녹색 올리브 잎을 가공하면 항바이러스성, 항진균성, 항균성, 구충성 물질이나 심장에 좋은 물질이 다량으로 추출된다. 따라서 올리브 잎은 강력한 항산화력, 면역력 증가, 피로회복, 혈행 개선기능 등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올리브는 원래 지중해가 원산지인데요, 200고지이하면 생육이 가능해요. 기온이 따뜻하고 강수량이 적어야 하는데, 제주엔 서쪽이 강수량이 적어 적지라 할 수 있어요. 기후 때문에 전국적으로 재배하는 곳이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죠. 지금은 생산량이 얼마되 지 않지만 실험재배를 마치면 5000~1만평 정도 키우려해요”

올리브잎차는 생잎과 말려서 마실 수 있다. 녹차는 덖어야 하지만 올리브는 그냥 말려도 되니까 비교적 손 쉬어 수익성이 괜찮다고 이 대표는 보고 있다.

#“올리브 잎에 황산화물질 ‘올러유러핀’ 등 효능 뛰어나”

만들기 체험에서 나온 작품들
 

올리브는 새순이 나오는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올리브는 옮겨 심는 걸 싫어하고 온실에서 키우면 열매가 잘 맺지 않아 실외에서만 재배해야 한다. 올리브나무 잎은 3년 지나면 딸 수 있고, 열매는 10년이 지나야 딸 수 있다.

“앞으로 올리브나무를 더욱 많이 키우려 해요. 올리브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감귤대체작물로 육성하고 싶네요. 잎 추출물을 많이 들여와 마시고 있는데 수익성도 괜찮을 것으로 봐요”

이 농장에서 각종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주요 프로그램은 다육식물인 선인장, 허브식물, 제주자생식물, 교과서식물, 성서식물 등을 이용한 탐험대 활동으로 이뤄진다. 올리브나무탐험대는 올리브 관찰, 구조그리기, 쓰임새, 올리브잎과 자연물로 책갈피 만들기 등을 한다. .

체험활동 프로그램은 주로 학교, 단체, 교사, 농촌지도사, 체험지도사, 교회학교에서 와 직접참여한다. 주요 체험활동은 다육식물화분, 압화 책갈피, 허브비누, 허브차, 토피아리, 꽃양초, 향기주머니, 올리브미스트(화장수) 만들기 등을 한다.

체험시간 1시간~1시간30분, 교육농장프로그램 2시간 정도이다.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해에 2000명 정도 찾아왔다고 전한다. 힐링 캠프도 아동과 가족 위주로 1박2일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운영하고 있다. 예약을 하면 올리브잎차를 음미하면서 성서식물을 만날 수 있고,성서식물에 관한 해설을 해주고 있다.

“앞으로 올리브재배는 전망이 매우 밝다고 봐요. 나무에서 버릴게 없으니까요, 잎차는 추출물로, 열매는 기름·피클 절임 등으로, 나무는 공예품으로 쓰기 때문이죠. 신토불이, 우리나라에서 재배할 수 있는 곳이 제주지역 뿐이어서 경쟁력이 있죠, 특히 장수식물이어서 심어 놓으면 오랫동안 살아 계속 재배할 수 장점을 꼽을 수 있죠”

이 대표는 기후 온난화가 오히려 올리브재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원래 올리브는 모래나 다름없는 땅에서 적은 양의 수분만으로 악명 높은(?) 지중해 연안의 햇살을 일 년 내내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제주지역에서 감귤은 한계에 있다고 봤을 때, 이를 대체할 작물이 필요한데 별로 떠오르지 않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올리브라는 것이다.

“제주지역에 이스라엘 성지 순례지와 같은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도에서 종교적인 관광지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봐요. 도내 관광지를 보면 똑같은 게 너무 많잖아요. 기독교 등 특징을 가진 관광지를 만들어 차별화하는 것도 중요하죠”

‘식물을 통해 많은 사랑과 말씀을 전하는 게 사명으로 알고 삶은 살고 있다’는 부부는 앞으로 치유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려 하고 있다.

“올해 시작할 계획인데요. 상담과 병행해 미술·음악·원예 치유에 나서려 해요. 올리브 잎이 무좀과 각질에 좋아 세족카페를 운영하고 싶네요. 건물을 하나지어 카페와 성서유물전시관을 만들 계획이에요. 음식카페를 새로 지어 성경에 나오는 음식을 선뵈고, 올리브를 많이 재배해 활성화해야죠”

<하주홍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