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위관택인(爲官擇人)
위관택인(爲官擇人)
  • 양태영
  • 승인 2015.01.06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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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영의 시사고전] <5>

「위관택인 爲官擇人」어떤 업무가 있으면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선택해서 그 자리에 앉혀야 한다. 「무위인택관 無爲人擇官」어떤 사람을 위해서 무리하게 관직을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목민심서에 나오는 명 구절입니다. 공직에서 어떤 업무를 해결하기 위하여 그 업무에 가장 적절한 사람을 뽑아 그 자리에 앉혀야지 어떤 특정한 사람을 위하여 자리를 만들어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요즘 자주 인용되는 위인설관(爲人設官)의 문제점을 간파한 다산의 정치철학입니다.

다산이 살던 시대에도 어떤 특정한 사람을 밀어주기 주기 위하여 그 사람의 자리를 억지로 만들어주는 일이 많았나봅니다. 다산은 위인설관(爲人設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인사는 공직 업무를 체결하기 위한 인사여야지, 내가 미는 사람을 위한 인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한 것입니다.

요즘 대선주자의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선거 때마다 선거 후 한 자리를 꿈꾸며 선거판에 기웃거리는 사람들의 의도는 비슷합니다. 이번에 내가 미는 사람이 선거에서 이기면 자신의 자리 한 개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마다 꿈을 꾸며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이 가진 정치적 이상과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사심 없이 자신이 믿는 후보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다가 승부에 상관없이 묵묵히 자리를 비껴나갈 줄 아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신의 자리를 꿈꾸며 선거판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爲官擇人이요 無爲人擇官이라!』
『위관택인이요 무위인택관이라!』

『사람을 위해 자리를 만들지 말고 일을 위해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관직에 맞춰 사람을 고르는 것은 크게 공정한 것이오,사람에 맞춰 관직을 고르는 것은 크게 삿된 것이다.
爲官擇人 是其爲公之大者 爲人擇官 是其爲私之大者위관택인 시기위공지대자 위인택관 시기위사지대자

-유인석(柳麟錫 1842~1915), 한등만필(寒燈蔓筆)

'한등만필'은 ‘쓸쓸한 등불 아래서 느끼는 대로 쓴 글’이라는 뜻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도가 기강을 바로 세우고 풍속을 바로잡고 인재를 등용하는 데 있음을 적은 글입니다.
이 구절 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사람을 등용하는 데는 덕(德)과 재능을 볼 뿐이다."  옛날에는 덕과 재주를 모두 지닌 자를 쓰는 것은 상등(上等)의 등용으로 보았고, 덕은 있으나 재주가 없는 자를 쓰는 것은 그 다음 가는 등용으로 보았고, 덕은 없으면서 재주만 있는 자를 쓰는 것은 제일 하등(下等)의 등용으로 보았고, 재주를 가지고 덕을 망친 자는 결단코 등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후세에 와서는 덕과 재주를 모두 지닌 자는 더러 이름이 거론되기는 해도 실제로 등용되지는 않고, 덕은 있으나 재주가 없는 자는 전혀 등용되지 않고, 덕은 없고 재주만 있는 자는 반드시 등용되고, 재주를 가지고 덕을 망친 자는 반드시 크게 등용됩니다.
이것이 치세(治世)와 난세(亂世)가 나뉘는 까닭이니, "사람을 등용하는 데 잘못이 없어야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고위층은 고위층을 낳고’ 식의 인사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재주가 있으면 도덕적인 흠은 눈 감아 주어야 한다는 말까지도 심심찮게 들리는 요즘 같은 시대를 두고 치세(治世)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사람의 능력은 보지 않고 자신이 부리기에 편리한 사람만 주변의 자리에 앉힌다면 그 결과는 명약관화합니다. 정실에 좌우되지 않고 제대로 된 사람을 쓸 줄 아는 사회, 그런 사회가 선진국 사회입니다.
예쁜 사람 떡 하나 더 주는 식의 인사(人事)가 아닌, 그 자리에 걸맞은 덕과 재능을 지닌 사람을 쓰는 상등(上等)의 등용이야말로 공정(公正)한 사회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관직에 맞춰 등용해야지, 사람에 맞춰 관직을 골라 주어서는 안 된다.”라는 명 구절입니다.

을미년 새해 붉은 태양이 떠올랐습니다. 한 겨울 귓전을 스치는 눈보라가 따뜻한 온풍을 안겨주는 마음의 등불이 되고, 농자지천하지대본(農者之天下之大本)을 이루는 양의해가 되기를 소망하며 을미년에는 자연과 문화, 사람의 가치가 한층 더 높아지는 한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프로필>
양태영 시조시인,수필가 (아호:晶石, 법명:雲海)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절물생태관리사무소 절물휴양림 담당
사)한국문인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 회원
사)한국 한울문인협회 회원
사)대한민국국보문인협회 전국지회장 대표
사)대한민국문화예술교류진흥회 회원
사)귤림문학 사무국장
영주문인협회 편집위원
제주특별자치도 가정위탁지원센타 아이누리 편집위원
제주시청산악회 회원
대한민국공무원산악회 회원
                                               한울문학 청룡문학대상 수상 시 부문(2008)
                                               한국문학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 대상(2009)
                                               동인문집 <내 마음의 숲> <하늘빛 풍경> 시집<모닥불>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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