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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방언을 인문학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제주도 방언을 인문학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1.0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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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국어문화원 김순자 연구원, 『제주도방언의 어휘 연구』 출간
제주 바다는 물론, 민속 관련 독특한 제주어 다각적 고찰해 ‘관심’
김순자 연구원.

제주도방언의 어휘를 인문·자연 환경적인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고찰하고 해석한 책이 나와 관심을 끈다.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김순자 연구원이 최근 펴낸 『제주도방언의 어휘 연구』(신국판, 312쪽, 도서출판 박이정, 1만8000원)라는 책이다.

제민일보 문화부 기자로 출발해 학자의 길을 걷고 있는 김순자 연구원은 직접 현장에서 캐낸 어휘 자료를 토대로 작성, 책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발표되지 않았거나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새 어휘들도 많아 제주도방언의 묘미도 느낄 수 있다.

‘밥자리’(우도에서 자리돔의 새끼를 일컫는 말), ‘양반고기’(옥돔을 비양도에서 일컫는 말), ‘영빈’(서귀포시 색달동에서 빙떡을 일컫는 말), ‘우박망테’(우도에서 해파리를 일컫는 말), ‘방실이떡’(봉성리에서 입춘 때 해먹었던 떡이름), ‘빗제기’(전복 새끼), ‘대죽미’(해삼) 등은 김순자 연구원이 조사, 연구 과정에서 채록한 새 어휘들이다.

저자는 또한 소멸 위기에 놓인 제주도방언의 보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 작업의 하나로 제주도방언을 생태학적인 측면에서 연구하기도 하였다.

『제주도방언의 어휘 연구』는 제1부 ‘제주도방언과 제주바다’, 제2부 ‘제주도방언과 제주문화’, 제3부 ‘제주학 정립을 위한 용어 몇 가지’ 등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제주바다의 소라·고둥·전복 이름」, 「제주도방언의 어류 명칭」, 「제주도 부속 섬 방언의 어휘 비교 연구」, 「제주도 도서지역어의 생태학적 연구」 등 제주바다와 관련한 논문 4편이 수록됐다.

2부는 「‘선문대할망’과 그 별칭」, 「제주의 떡 이름」, 「제주도 ‘구덕’과 ‘차롱’ 이름」, 「제주도방언의 김치 명칭과 특징 연구」 등 제주문화와 관련한 글이 실려 있다.

제3부는 용어 정립이 필요한 제주도의 ‘지명-한라산, 영실, 천지연, 선흘곶’과 ‘구비전승-선문대할망, 이여도, 잠녀’, ‘관념어-서귀포칠십리, 여다(女多), 육지, 중산간’에 대해 다루고 있다.

 

김순자 연구원은 “제주도방언은 제주 사람들이 전래적으로 써온 말로, 그들의 삶과 정신과 역사와 문화가 오롯이 녹아 있는 언어문화유산이다. 제주도방언 속에는 그 말을 썼던 사람들의 정신세계가 녹아 있고, 제주사람들은 제주도의 인문 자연 환경에 알맞게 독특한 어휘들을 생산해 냈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제주도방언이 어렵다는 것은 다른 지역의 방언과 달리 음운 체계, 문법 체계, 어휘에서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 다름과 어려움은 사람들로 하여금 제주도방언을 끊임없이 연구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소멸 위기의 제주도방언의 보전과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순자 연구원은 제민일보 문화부장을 거쳐 국립국어원 민족생활어 조사 연구원, 겨레말사전 제주지역 조사·집필 위원,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연구원, 제주대 강사로 활동하며 제주도방언 연구에 매진해 왔다.

그동안 「제주도방언의 언어지리학 연구」(박사학위논문)를 비롯해 『해녀, 어부, 민속주-제주도의 민족생활어』, 『문학 속의 제주방언』(공저), 『개정증보 제주어사전』(공편)과 구술 자료집 『나, 육십육년 물질허멍 이제도록 살안』, 『돌각돌각 미녕 싸멍 우린 늙엇주』, 『앞멍에랑 들어나오라 뒷멍에랑 나고나가라』 등의 제주도방언 관련 저서를 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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