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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간 질질 끈 ‘예산전쟁’ 상처뿐인 ‘누더기 예산’ 결말
4개월간 질질 끈 ‘예산전쟁’ 상처뿐인 ‘누더기 예산’ 결말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12.2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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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29일 밤 본회의에서 1682억 삭감 수정예산안 최종 가결
내부유보금 1680억800만원 … 내년 1차 추경 2차 ‘예산전쟁’ 예고
9월부터 이어져온 제주도와 도의회간 예산전쟁이 승자도 패자도 없는 누더기 예산으로 결말이 내려졌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간 ‘예산전쟁’이 결국 승자도 패자도 없이 상처뿐인 ‘누더기 예산’ 통과로 결론이 났다.

제주도의회는 29일 밤 11시 제325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속개, 이날 일부 의원들의 긴급발의로 제출된 수정예산안을 상정, 재석의원 37명 중 찬성 36명·기권 1명으로 가결시켰다.

수정예산안이 가결되면서 지난 28일 예결특위를 거친 예산안은 자동 폐기됐다.

수정예산안은 도의회에서 증액시키거나 신규 사업으로 편성하지 않고 당초 제주도가 제출한 3조8194억여원 중 1682억원을 삭감시킨 예산안이다.

전체 예산의 4.4%에 달하는 규모의 예산을 삭감한 것이다. 올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큰 규모의 삭감 비율이다. 삭감된 예산 1682억원 중 1억9200만원은 예비비로, 1680억800만원은 내부유보금으로 돌렸다.

이로써 새해 추경에서는 이 내부유보금의 사업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예산전쟁 2라운드’가 벌어지게 될 전망이다.

이선화 의회운영위원장은 수정예산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통해 “사업계획이 미비하거나 투융자 심사 미반영, 용역 심의 미반영, 공유재산 심의 미반영 예산과 외유성 여행경비, 선심성 예산 등 1682억원을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수정예산안은 의회에서 증액하거나 신설 사업비로 편성한 예산항목이 없었기 때문에 원희룡 지사에게 동의 여부를 물을 필요 없이 곧바로 표결에 들어가 가결 처리됐다.

도의회는 지난 28일 예결특위에서 당초 제주도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395억원을 삭감하고 355억원을 증액, 40억원을 내부유보금으로 돌린 예산을 통과시켰으나, 곧바로 박영부 도 기획조정실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부동의’ 입장을 밝히자 이날 긴급 전체의원 회의를 거쳐 증액 없이 감액 규모를 최대한 늘린 ‘수정예산안’ 카드를 내밀었다.

구성지 의장은 폐회사를 통해 재차 ‘소통’을 강조했다.

구 의장은 “그동안 도와 의회가 많은 갈등을 만들어내면서 도민들을 걱정하게 하면서도 준예산만은 안된다는 생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오늘 오후 최종적으로 원희룡 지사와 대화를 나눴지만 부동의 입장을 거듭 확인, 최종 담판이 결렬된 이상 최종 담판 결렬된 이상 준예산의 파국을 막는 길은 우리 의회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예산 만드는 일밖에 없었다”고 수정예산안을 통과시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새해 예산안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도는 수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의회 증액 예산에 대해 선심성 예산, 목적 없는 외유성 경비,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사업, 과도한 보조금 증액 및 신규사업이라며 부동의와 함께 감사원 감사 지적에서 후배들이 징계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의회와 의원들을 언론플레이를 통해 폄훼하고 압박한 것이 오래도록 의정사에 남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의회와 소통은 하려 하지 않고 계속 언론에 다 말하고 도민들에게 우리는 아닌데 의회가 그렇습니다 라고 호소하고 그래서 의회를 여론몰이해 벼랑 끝에 올려세우는 이와 같은 싸움의 방식으로 의회에 치명타를 날리는 일련의 정치적 연출로 상처난 이 가슴을 어루만지면서 배우게 된 정치적 학습효과를 오래”고 그동안의 진행과정을 곱씹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새해 예산안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이전투구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면서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민들을 뵐 면목도 서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예산 개혁의 목적은 모든 도민이 행복한 것이어야 하고 도민 쪽이어야 한다”면서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도민이 행복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그는 “자기 취향만을 고집하지 않고 상대 취향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공유할 수 있다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의원들의 활로를 열어주지 않고 자기 틀 안에서만 협의하겠다고 하면 이뤄지지 않는다”고 엄중히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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