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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관아를 복원한다는 이유로 100년 역사 사라져 아쉬워”
“목관아를 복원한다는 이유로 100년 역사 사라져 아쉬워”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12.2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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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21일 ‘제주시 원도심 옛길 탐험’ 진행
미디어제주 하주홍 대기자, 답사 이끌며 기억의 중요성 강조
21일 진행된 제주시 원도심 옛길 탐험.

동지를 앞두고 제주시 원도심을 탐색하는 문화행사가 진행됐다. 제주시 신도시 개발로 퇴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원도심. 한 때는 ‘신제주’의 상대 개념으로 ‘구제주’로 불리면서 뭔가 부족해 보이는 인상을 줬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원도심은 새로 개발되는 지역과 다른 게 있다. 거기엔 역사가 묻어 있다. 따라서 제주의 역사를 알려면 원도심을 제대로 아는 게 필수이다.

21일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 진행된 ‘제주시 원도심 옛길 탐험’은 사실(史實)과 사실(事實)의 중요성을 일깨운 행사였다.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회장 고영림)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미디어제주 하주홍 대기자와 강민수 제이누리 논설위원이 답사를 이끌었다. 이날 행사는 부제로 ‘팥죽동지와 탐라천년의 만남’을 달아 동지축제의 가능성도 보였다.

미디어제주 하주홍 대기자가 관덕정 앞에서 기억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하주홍 미디어제주 대기자는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조선시대 목관아를 복원하면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기억을 파괴했던 오류를 지적하기도 했다.

하주홍 대기자는 “관덕정 일대는 4.3의 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3.1만세사건이 났던 곳이며, 이재수 난을 비롯해 각종 사건의 중심지였다”면서 “모든 집회 장소였던 이 곳이 목관아를 복원한다는 이유로 100년의 역사가 허물어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하주홍 대기자는 “원도심은 모든 관청이 있던 곳이다. 이들 관청이 이동을 하면서 원도심은 공동화가 진행되게 됐다. TV가 보편화되기 전에는 극장을 통해 문화를 향유하기도 했다”면서 기억속에 남은 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칠성로 입구에서 강민수 제주누리 논설위원이 옛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강민수 논설위원은 삼을나가 땅을 나누며 살게 된 배경과 옛 제주성의 흔적찾기를 통해 제주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강민수 논설위원은 “탐라 때부터 관덕정 일대는 모든 정치·경제의 중심지였다. 관덕정은 말을 정부에 올려 보낼 때 검사를 했던 곳이기도, 활쏘기 대회도 열린 곳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원도심 옛길 탐험은 답사만 하는 일정이 아니었다. 문화행사고 곁들여 진행됐다. 원도심의 한 공연장에서 다국적 예술가들로 구성된 연극단인 ‘살거스’의 퍼포먼스를 만나기도 했다.

제주시 원도심 옛길 탐험은 공연 문화도 곁들여졌다. 한국과 프랑스 등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다국적 연극단 '살거스'의 퍼포먼스.

또한 산지천 북성교 인근 고씨가옥에서 팥죽나눔행사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대회도 함께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85세 임제호씨는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며 즐거워했다. 그는 “30~40년을 이곳을 오고갔다. 오늘 행사에 참가해보니 예전과 변한 게 너무 많다. 그래도 즐겁다. 어느 식당이 있던 자리이며, 무슨 극장이 있던 자리였다는 걸 함께한 이들과 공유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초등학생부터 80대까지 참가하는 등 시대와 역사를 뛰어넘는 자리였다. 더욱이 동지를 기점으로 새로운 축제의 가능성을, 단순한 답사만이 아니라 원도심에서 공연도 어우러지는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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