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07:39 (금)
“가장 청정한 물·풀 먹는 젖소 키워… 유제품·자연 함께 체험을”
“가장 청정한 물·풀 먹는 젖소 키워… 유제품·자연 함께 체험을”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4.12.19 12:2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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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의 手多] <30>‘홍스랜드’농촌교육농장 홍동석·변은숙 대표

제주지역 농업이 거듭 진화하고 있다. 이제 제주지역에서 나오는 농·특산물이 단순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유통, 체험에 이르는 다양한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6차 산업은 ‘1차 농·특산물 생산, 2차 제조 또는 가공, 3차 유통·관광·외식·치유·교육을 통해 판매’를 합친 걸 뜻한다. 제주엔 ‘수다뜰’이 있다. 여성들이 모여서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하는, 수다를 떠는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을 가지고 직접 가공한 제품을 팔고 있는 ’농가수제품‘의 공동브랜드이다. 그 중심엔 여성 농업인들이 있다. 열심히 손을 움직여야하는 ‘수다’(手多)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농촌교육·체험농장도 6차 산업 실천현장이다. 이들을 만나 제주농업 진화와 미래를 확인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애월읍 어음리에서 홍스랜드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홍동석.변은숙 부부

“어릴 적부터 소를 키우는 게 꿈이었죠. 한 때 방황도 했지만 이제 소와 함께 30년을 살아가네요. 해발 600 고지에서 직접 생산한 풀과 깨끗한 지하수를 먹는 소에서 젖을 짜내죠. 청정 환경에서 나오는 원유로 만든 유제품을 마셔보고 제주의 착한 풀과 자연을 체험해 보시죠”

홍동석(48)·변은숙(49)씨 부부는 제주시애월읍어음리에서 젖소와 함께 지내며 ‘홍스랜드 지헌목장’안에서‘홍스랜드 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남편 홍 대표는 1985년 전국적으로 이른바 ‘수입소 파동’이 휩쓸 당시, 한우 2마리를 사 키우기 시작한 게 오늘의 지헌목을 낳게 한 씨알이 됐다.

1993년 잡우와 한우를 처분하고 젖소육성우 9마리를 키우며 젖소와 인연을 맺었다. 현재 애월하나로마트 앞 3000평에서 소 60마리를 키우다 지금의 자리(6000평규모)로 오게 됐다.

지헌목장은 2009년 제주시에서 최초로 젖소 HACCP(농림축산부 위해요소관리우수)를 따냈고, 이듬해인 2010년엔 젖소사육분야 최고 달인 농가로 선정됐다.

홍 대표는 2012년 제주도 지원을 받아 목장형 유가공과 낙농체험목장으로 선정돼 체험장 건물과 유가공공장을 마련, 제주지헌목장 홍스랜드로 2013년4월13일 문을 열어, 가동에 들어갔다.

우유·치즈·요구르트를 생산하면서 체험교육 사업을 같이 시작하게 됐다. 지난해 우수식생활체험공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홍스랜드 농촌체험목장은 올해 지정을 받았다.

“현재 홍스랜드 지헌목장에선 젖소 21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요. 젖을 짜는 소 87마리, 나머지 육성우에 비육우 48마리가 있죠. 우유는 하루 3.1톤(1000㎖ 3100팩)을 생산해요. 도내 개인목장에서 가장 많은 물량이죠”

치즈는 제주대학교 양채류사업단과 공동으로 브로콜리 치즈, 브로콜리요구르트 생산하고 있다. 홍스요구르트·홍스치즈 생산량은 일주일에 평균 200㎏정도라고 부인인 변 대표가 전한다.

변은숙 대표는 홍스랜드 농촌교육장에서 체험교육 진행을 맡고 있다.

#“젖소 원유로 청정한 우유·요구르트·치즈 만들고 체험도”

“교육체험자는 지난해 가장 많은 달이 500명, 올 들언 한 달 평균 300~500명꼴이었죠, 올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영향을 5~9월까지 단체체험은 전혀 없었어요. 10월들어 900명, 11월 1300명을 크게 늘었죠”

체험대상은 초등학생이 가장 많고, 장애단체, 학교특수반들이 많이 찾아오고, 농업기술센터와 귀농교육자와 다른 지역에서 선진지를 견학하기 위해 오기도 했다.

“저의 부부는 소를 키우거나 체험교육을 하는데 철저하게 분업화가 돼 있어요. 서로 자존심이 상하지 않게 컨트롤해나가고 있죠”라고 변 대표가 소개한다.

소먹이 생산·환경만들기, 먹이주기는 홍 대표가, 젖을 짜고 송아지와 번식관리는 변 대표 몫이다. 체험교육도 진행은 변 대표가, 유제품 생산은 홍 대표가 맡고 있다.

“남편과 저는 소를 가장 사랑하고 키우는 게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체험은 그 연장선이죠. 하고 있는 일이 보람되고 후배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체험교육을 하고 있는데요. 아빠가 하고 싶어 시작한 것, 앞으로도 잘 되도록 해야겠죠”

변 대표는 홍스랜드 지헌목장은 비록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 오목조목하고, 꼭 있어야 할 게 제자리에 잘 갖춘 목장이라고 자랑한다.

“젖소를 키우는데 물과 풀이 매우 중요해요. 이곳에선 해발 600고지에서 직접 생산하고, 저장한 풀을 주고 있죠, 바로 ‘바리메’ 오름 뒤쪽에 있는 애월 마을공동목장 13만평에서 재배하는 풀이에요. 소들이 마시는 물도 물론 모두 지하에서 뽑아 올린 맑고 깨끗한 물이죠”

이곳에선 체험자들이 소에게 친근감을, 소가 먹는 것에 신뢰성을, 환경의 소중함을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변 대표는 힘줘 말한다.

“체험자들이 농장에 들어오면 냄새가 난다고 해요. 나쁜 냄새로 느낄지 모르지만 ‘소똥냄새’라고 분명히 알려줌으로써 자연 환경에 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죠. 소에게 정성을 굉장히 많이 쏟고 있어요. 소를 떠나 다른 걸 생각해 본적이 없네요”

체험농장은 1·2·3차산업을 모두 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 순환농법을 교육하려는데 중점을 주고 있다. 1차 산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6차 산업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곳은 1차 산업에서 수입 창출이 충분해 2, 3차 산업에 투자할 충분한 여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변 대표는 이곳 제품을 밖으로 갖고 나가서 소비자에게 알리기보다 찾아와서 먹고 있고, 다시 찾아와서 먹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한다. 한꺼번에 많이 생산하려는 것보다 차차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란다.

# “순환농법·목장 중요성 등 교육한 뒤 3가지 체험”

홍스랜드지헌목장에서 생산되는 유제품
 

이곳 교육프로그램은 △ 분뇨를 통한 순환농법 △ 목장의 중요성·부지런함 △ 유가공공장 견학 △ 젖소교실 △ 소가 다른 동물과 다른 점(반추동물) △ 우유 환경 먹이 중요성을 교육(질의응답) 등으로 진행된다. 소·목장 궁금증이 해소되면 체험장으로 옮겨 3가지 체험을 한다.

먼저 스트링치즈 만들기, 피자 만들기(인스턴트가 아닌 주변 식재료인 호박·감자·고구마 등 주변 야채 이용), 요커트 블루베리 아이스크림 만들기(바가지에 얼음과 굵은 천일염에다 요구르트 넣어 돌린다. 여기에 블루베리 잼, 유기농 설탕 첨가)에 이어 바로 시식에 들어간다.

안에서 체험을 끝내면 밖으로 체험에 나선다. 목장의 중요성·환경을 알려주기 위해 퇴비창고, 소가 먹는 물, 소 건강을 위해하고 있는 일 등을 보여준다. 건강한 우유는 키우는 사람의 정성에 비례한다는 걸 어필하기 위해서이다. 그다음 송아지 우유주기, 건초주기로 마무리한다.

이 체험은 2시간에서 2시간 30분 걸린다. 체험비는 2만2000원. 학생들은 안에서 체험보다는 바깥체험이 교육적으로 효과적이다.

“소만 키우다 체험을 하다 보니 심신이 피곤하지만 활기가 넘치게 됐어요. 늘 공부하고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잇는 계기를 만들어줘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 같네요. 순간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소를 키우면서 행복하고 체험을 하면서 아이들을 보면서 행복감 느끼죠”

체험교육을 처음 할 때 ‘사람 울렁증’이 있어서 어떻게 할 까 난감해했지만 체험이 끝나면 항상 체험한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 자문을 얻어 항상 연습을 하면서 극복했다.

“소만 키우다보니 교육할 때 어떤 시스템으로, 어떤 재료를 써야 할지 많은 시행착오 겪었어요. 밖에서 안전하게 교육할 수 있는 방법 등. 그래서 1년을 지냈는데 여유를 갖고 같이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간 듯해요”라며 변 대표는 씩 웃는다.

변 대표는 앞으로 농촌교육체험농장 전망은 점차 좋아질 것 본다. 내년(2015년)신학기가 되면 학교에서 체험교육이 더욱 많아질 것이고 이에 따라 교육농장 수요도 늘어날 게 아니냐는 것이다. 체험농장은 자극적이지 않고 진솔한 체험교육이 있어야 오래 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제주에서 1차산업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고 봐요. 생산자들이 새롭게 공부하고, 노력하고. 새로운 트랜드에 맞게 맞춰나간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안전한 생산과 판매망을 갖추는 게 중요한데요. 이를 위해 정부 자치단체 농협 유통업체들이 생산자 입장에서 판로를 마련해줘야죠”

‘늘 처음처럼’이 가훈인 부부는 “가장 자신하는 일을 갖고 체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것 같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 후회하지 않아요, 문제가 있으면 돌아가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요즘 부부는 소중한 계획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우선 2014년 한 해 동안 ‘홍스랜드’ 기록을 책자로 만들고 있다. 목장 홍보, 목장 기록을 2014년부터 10개년 동안 해마다 책자를 만들 계획이다.

게다가 2015년부터 이곳이 아닌 다른 곳(6500평)에 작은 동물테마파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숙박시설, 휴식 공간 만들어 숙박을 같이해서 1박2일 체험코스를 만들겠다는 꿈이다.

※‘홍스랜드’농촌교육농장은 제주시애월읍어음13길16(애월읍어음리1938-1 홍스랜드·지헌목장)에 있다. 연락은 010-3697-7861/☎064-799-7861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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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광현아방 2014-12-19 16:50:49
늘 열정적이고 부지런 하신 두분의 모습에 찬사를 보냅니다. 항상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형님보다는 형수님이 사진이 더 잘나온거 닮은게 마씨...ㅋㅋ

다연광현아방 2014-12-19 16:49:53
늘 열정적이고 부지런 하신 두분의 모습에 찬사를 보냅니다. 항상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형님보다는 형수님이 사진이 더 잘나온거 닮은게 마씨...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