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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숙명적인 군사기지…‘평화의 섬’ 위해 자결권 가져야”
“제주, 숙명적인 군사기지…‘평화의 섬’ 위해 자결권 가져야”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4.12.1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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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대학살 77주년 추념 비무장 평화의섬 심포지움 ‘알뜨르에서 난징을 보다’
“전쟁의 요충지에는 타국의 유적 많아…동북아 평화 역사 벨트로 기억·기념돼야”
옛 알뜨르 비행장 섣알오름 옆 격납고에서 진행된 추모식

진정한 ‘평화의 섬 제주’를 만들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의 바다를 지키고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제주도가 자결권을 갖고 동북아 평화의 삼각지대 섬들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올해 처음으로 중국 국가추념일로 지정된 난징 대학살 77주년을 맞아 제주에서도 희생자들을 기리고 당시 도양폭격 기지였던 대정 옛 알뜨르 비행장에서 ‘알뜨르에서 난징을 보다’라는 슬로건으로 평화의 섬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 당시인 1937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약 한달 동안 국민당 정부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30만 명 이상에 달하는 중국인을 학살한 사건이다.

그런데 제주와 난징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날 행사에서는 제주가 난징 폭격에 이용됐던 섬이라는 사실과 현재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군사화의 길을 걷고 있는 섬으로써 비무장평화의 섬을 향해 노력해야할 시기임이 언급됐다.

중일전쟁 당시 알뜨르 비행장은 일본 해군의 항공비행장으로써 1931년 중국과 일본을 연결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6만평 규모의 임시착륙장이었다. 그러던 중 중일전쟁이 확대되면서 중국, 남경 등 주요도시를 폭격하는 도양폭격 기지로 전환되게 된다.

일본은 알뜨르 비행장의 중요성이 인정받게 되자 최대 80만평 규모로 확장해 정식 기지로 구축하려 전 제주도민들을 동원하고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만 전쟁이 끝나면서 사용 한번 해보지 못한 채 전쟁기지라는 흔적만 제주에 남기고 떠났다.

제주에 또다시 새로운 기지가 건설되고 있다. 새 기지인 ‘강정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이들과 추진하려는 이들 간의 갈등은 첨예하다.

일본 리츠메이칸대학 서승교수는 제주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려는 이유에 대해 제주가 요충지 일뿐 아니라 지정학적으로도 동북아시대에 해상 수송로 등에서 탁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승교수는 “해군기지를 세우는 것에 신중해야한다”며 “어떤 누가 제주의 바다를 지휘하게 되느냐에 따라 평화의 바다가 될 수도 있고, 전쟁의 바다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성윤 교수는 “공군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지역에 공군 비행장을 설치하고 공군기지 설치를 꾀했다”며 “강정 해군기지가 완성될 때 쯤 공군은 자신들의 차례라면서 공군기지 설치계획을 밝힐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제주는 ‘평화의 섬’이다. 정부는 지난 2005년 1월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공식 지정하고 평화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제주에는 진정한 평화가 자리 잡지 못했다는 평이 많다.

4.3평화재단 추가진상조사 박찬식 단장은 “제주도가 숙명적인 군사기지로 이어져온 것은 분명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확실한 자치·자결권을 갖게 되면 제주에 군사기지가 들어오게 된다 해도 평화지대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승교수는 구호만이 아닌 진정한 ‘평화의 섬’을 실현하기 위해 평화 사업 및 산업으로 특화시키고, 제주·오키나와·타이완을 잇는 동북아 평화 삼각지대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승교수는 삼각지대 구축을 통해 동북아 비핵평화조약 체결, 공동의 평화선언, 무방비지역 선언 등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한 노력이 구체적으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박찬식 단장은 “전쟁의 전략적 요충지에는 일반적으로 타국의 유적이 많다”며 “제주가 동북아 역사 평화 벨트로 기억·기념된다면 알뜨르 비행장의 전쟁 유적지는 평화의 자산으로 기억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평화의섬연대한국위원회, 강정평화학교가 주최하고 제주참여환경연대, 서귀포시민연대,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평화인권센터, 강정마을회, 평화바람, 핫핑크돌핀스, 개척자들, 강정국제팀이 함께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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